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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보다 좋은 거 아니었어?…자일리톨의 ‘배신’, ‘이 병’ 위험 높인다
라이프| 2024-06-07 20:50

[123RF]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설탕과 맛이 비슷하지만 칼로리는 40%나 낮아 설탕 대체제로 널리 알려진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자일리톨은 껌이나 치약 등의 대체 감미료로 쓰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 러너 연구소의 연구팀은 이날 '유럽 심장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일리톨은 주요 심장 질환(MACE)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고 생체 내에서 혈전증 가능성을 키운다며 "자일리톨의 심혈관 안전성을 조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4~2011년 심장병 환자의 혈액 표본 1157개와 심장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2100명 이상의 혈액 샘플 등을 분석해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자일리톨이 혈소판을 더 쉽게 응고시킬 수 있으며, 응고된 혈전이 심장으로 이동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의 심장 마비·뇌졸중·사망 위험은 자일리톨 수치가 낮은 사람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자일리톨은 콜리플라워, 가지, 양상추, 시금치, 딸기와 같은 식품에서 발견되는 당 알코올이다. 천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화학적 공정이나 미생물 균주를 통한 방법으로 생산된다.

설탕만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낮아 무설탕 껌, 기침 시럽, 비타민 젤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케첩, 바비큐 소스, 푸딩, 팬케이크 시럽 등에 대량 첨가되기도 한다.

앞서 이 연구팀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또 다른 당 알코올인 에리트리톨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사람들의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3년 이내 거의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로 옥수수에서 추출되는 에리트리톨 역시 저칼로리 식품 등의 대체 감미료로 쓰인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대체 감미료를 피하라고 경고하며 저칼로리 감미료의 장기적 유독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러너 연구소의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대체 감미료의 사용이 건강에 미칠 영향이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저칼로리 식품·음료 업계의 협회인 칼로리통제위원회(CCC)의 카라 손더스 회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저칼로리 감미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수십년 간의 과학적 증거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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