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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톱10, 7월에만 시총 12.2조 증가
뉴스종합| 2024-07-04 11:29

상반기 ‘바닥’을 확인한 2차전지 섹터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달 들어 불과 3거래일 만에 2차전지 섹터 ‘톱 10’ 종목의 시가총액 합산액이 12조원 넘게 늘었다.

글로벌 전기차(EV) 대장주 테슬라의 주가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는 것이 국내 대표 2차전지주에도 훈풍으로 작용한 셈이다. 하반기 섹터 전체를 압박했던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12면

4일 헤럴드경제는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차전지 섹터 시총 상위 10개 종목(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 SKC)에 대해 분석했다.

전날 종가까지 2차전지 시총 상위 10개 종목 시총 합산액은 241조7167억원이었다. 6월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달 28일 229조5283억원과 비교했을 때 불과 3거래일 만에 12조1884억원 늘어난 것이다.

최근 반등세를 보이는 2차전지 섹터는 지난 상반기 뒷걸음질 쳤다. 결정적인 요인으로는 전기차 시장 전반에 압박으로 작용한 ‘캐즘’이 꼽힌다. 작년 2차전지 랠리 당시 설정됐던 실적 전망치와 현실의 괴리율이 컸던 것도 투심을 약화시키는 요인이었단 평가도 있다. 2차전지 주요 종목에 대한 증권가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시간이 지날 수록 급격하게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평균치)는 지난 1월 900억원에서 7월 -9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 전망도 같은 기간 65.97%(667억→227억원) 감소했고, LG에너지솔루션(-48.66%, 5366억→2755억원), SK이노베이션(-28.01%, 7477억→5383억원), 삼성SDI(-8.51%, 4159억→3805억원) 등에 대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급격히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총 100조원 고지를 내줬다. 국내 시총 2위 자리도 인공지능(AI) 랠리 속에 주가가 급등한 SK하이닉스에 내주고 3위로 내려 앉았다.

최근 2차전지 섹터는 전반적으로 바닥을 찍고 재도약하는 모양새다. 상반기 한국의 2차전지 수출액(39억7000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했지만, 월간 흐름으로 봤을 때는 최저점을 치고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분위기다. 지난 4월 6억1800만달러로 단기 저점을 형성한 후, 5월 6억4400만달러, 6월 7억4000만달러로 완만하게 오르면서다.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주가가 회복세에 있다는 점도 국내 주요 2차전지주의 지속적이 주가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3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54% 오른 246.39달러로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248.42달러)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최근 1개월 간 주가 상승폭도 39.76%에 이른다.

2분기 차량 인도량이 44만3956대로 전년(46만6140대) 대비 4.8% 줄었지만, 1분기(38만6810대)보단 14.8%나 늘었다는 점이 투심을 자극한 것이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2차전지 섹터가 2차 상승 사이클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양극재 주원료인 리튬·니켈 가격의 바닥이 확인됐다며서 “양극재 기업 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올해 3분기 6% 증가하고, 4분기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캐즘’을 불러온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 역시도 2차전지 업황 반전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2차전지 섹터 앞에 ‘꽃길’만 깔려 있지 것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우선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재료 리튬 가격이 올해 1월 수준까지 다시 하락했다는 점은 주요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반등 시기를 더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탄산리튬 가격은 1㎏당 87.5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4월 10일(1kg당 110.5위안)과 비교해 20.8% 떨어진 수치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니켈 가격은 1톤(t)당 1만6960달러로 지난 5월 고점(2만1275달러) 대비 20.3% 떨어져 올해 초(1만66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현실화한 ‘우경화’로 인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친환경 정책 ‘속도조절’도 2차전지 분야엔 악재로 꼽힌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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