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중·고생 성적이미지 노출 경로 인스타 등 SNS가 68%… “위장수사 늘려야”
뉴스종합| 2024-07-04 12:01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중·고등학생들이 성적 이미지에 노출되는 경로 10개 중 7개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청소년 10명 중 1명이 의도치 않게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이미지 전송을 요구받은 사례도 약 3% 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인식 및 피해경험 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전국 중·고등학생 4757명과 만 19세 이상 성인 20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된다.

피해 경험을 살펴보면 중·고등학생의 14.4%는 인터넷 이용 중에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요구하지 않았지만 지인으로부터 제3자(2.5%) 혹은 지인 본인(1.3%)의 성적 이미지를 받은 경우보다 약 6~11배 높다.

이 경우 가장 많이 노출된 경로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가장 높았다. 전체 피해 응답자(685명)의 68.3%가 SNS를 통해 원치 않는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다고 답했다. 누군가로부터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는 중·고등학생의 3.9%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만 아는 사람으로부터 이같은 요구를 받은 경우(2.4%)가 오프라인 지인으로부터 요구 받은 경우(1.1%)보다 높았으며, 성적 이미지 전송·공유 요구를 받은 경험률은 남학생(2.2%)보다 여학생(5.8%)이 더 높았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그래픽 [게티이미지뱅크]

비동의 촬영 피해를 경험한 경우는 총 2.7%로 집계됐다. 낯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카메라 등을 숨기고 촬영한 경우는 1.1%였으며, 아는 사람이 동의 없이 강제로 혹은 몰래 촬영한 경우는 1.7%였다.

또 동의 하에 아는 사람이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촬영한 경우는 1.5%였다. 촬영자가 성인이거나 촬영자의 강압, 대가 약속이 있었던 경우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0.6%였다. 다른 사람의 요구로 자신이 제작한 성적 이미지를 전송·공유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0.9%로 였다.

성적 이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 또는 강요를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0.6%였다. 협박·강요 받은 내용으로는 ‘오프라인 만남’이 24.7%로 가장 높았으며, ‘추가 성적 이미지 요구’가 23.9%로 그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 청소년 중 1.1%는 한 개 이상의 성적 이미지 공유·유포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청소년의 일상적인 사진에 다른 성적 이미지를 합성·편집한 허위 영상물 유포 피해(1.0%)가 대부분이었다.

허위 영상물 피해 경험률은 남학생(1.4%)이 여학생(0.6%)보다 높았으며, 허위 영상물을 유포한 사람은 주로 ‘친구’(64.4%)였다.

허위 영상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기보다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38.3%) ▷문자로 지인에게 전송하는(37.3%) 등 주로 피해자의 지인에게 공유하거나 유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 이후 대응방식을 살펴보면, 비동의 촬영 및 성적 이미지 유포 혹은 유포 협박 피해를 당한 청소년들은 경찰·피해자 지원기관보다 개인적인 방식으로 대응하는 비율이 높았다. 개인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때에도 신뢰하는 어른보다 또래 친구나 선후배에게 알리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청소년과 성인 모두 처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청소년은 성착취물 제작·유포 등의 행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평균 4.7점(5점 척도)으로 조사됐다.

성인은 92.7%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이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범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관련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에 대해서는 평균 4.6점(5점 척도)으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헤럴드DB]

아울러, 여가부는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에 대한 접근성을 확인하기 위해 SNS, 영상 공유 플랫폼, 불법 성적영상물 사이트 총 3개소를 선정해 콘텐츠 유통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SNS 및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는 주로 성적 은어를 사용해 관련 광고 제작물을 게시하고 있었으며, 직접적인 성적 이미지 공유 및 유포 행위는 라인 아이디와 디스코드 주소 등 더 폐쇄적인 경로로 유도해 이뤄지고 있었다. 불법 성적영상물 사이트에서는 전체 성적영상물 중 약 28%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로 추정됐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에 대한 선제적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 관련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의 유통실태를 고려할 때 보다 효과적인 수사 기반 확충과 예방교육이 중요하다”며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여 비공개·위장수사 특례를 활용해 수사를 강화하고,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내실화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성범죄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