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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中 칼부림 폭력 증가는 실업과 경기침체 때문”
뉴스종합| 2024-07-11 11:43
중국 상하이의 한 거리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최근 중국에서 이례적인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뜨거운 논쟁을 촉발한 운데 누리꾼과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둔화와 실업률 증가로 대중의 분노가 커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의 시민단체 소속 류페이와 그의 동료들은 좌절감·투자 실패·정신적 불균형·관계 문제·정신장애 등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 심부름 등을 해준다. 이들은 이를 ‘안정 유지 작업’이라 부르는데, 잠재적 사회 불안을 해소하는 활동이라고 한다.

류페이는 “우리는 장기 실업 상태이거나 빚이 있는 가정에 신경을 쓰며 그들의 우울과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일대일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 교육비, 소득 압박, 주택담보대출 비용, 정신적 스트레스 등과 같은 현실 사회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온라인에서는 적대감으로 변해 여론의 대립 심화로 나타난다”며 “경기가 안 좋아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타인과의 갈등이 증가한다. 나는 가족들에게 낯선 사람과 말싸움을 하지 말라고 매일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0일 지린성 북동부의 한 공원에서 미국인 대학 강사 4명이 현지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중 한명은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범인은 실업자 상태였고 현재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달 19일 상하이 지하철역에서는 한 남성이 칼로 승객 세 명을 공격해 경찰 당국이 수사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장시성 남동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2명이 숨졌다.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의 매너 커피에서 직원과 손님의 충돌이 발생했는데,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 누리꾼들은 직원의 높은 노동 강도와 저임금이 손님과의 싸움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갑론을박을 펼쳤다.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매너 커피에서 일반적으로 바리스타는 하루 300잔의 커피를 만들어 한 달 대략 6000위안(약 114만원)을 번다.

최근 부쩍 증가한 폭력 사건을 두고 극심한 경제 불안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위하이 상하이 푸단대 교수는 “일자리와 소득 감소는 서로 다른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진행되는 동안 중산층은 감소할 것이고 그들의 불안과 절망은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교육부는 올해 신규 대졸자가 1179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사교육과 부동산 시장이 죽은 상황에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은 감원에 나서는 등 고학력 청년의 취업 문은 수년째 좁아 사회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20%대로 치솟자 중국 정부는 실업률 집계에서 재학생을 빼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정하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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