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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관계된 元-韓…자해극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런정치]
뉴스종합| 2024-07-12 09:54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심상찮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지경일 줄은 몰랐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한 중진 의원의 말이다. 대세론을 업은 한동훈 후보와 그를 견제하는 원희룡 후보의 공방에서 총선 참패의 반성 대신 고의 패배 의혹, 비례대표 사천 의혹, 좌파 논란이 터져나왔다.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이자,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법무부 장관을 맡아 ‘한솥밥’을 먹었던 여권의 잠룡들이 서로를 향한 ‘정계 은퇴’ 압박까지 나서자 “한편의 ‘자해극’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원 후보는 11일 MBN 주최로 진행된 두 번째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각종 의혹과 과거 행적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자기소개 코너에서부터 “앞날에 대한 절박함으로 한 후보에서 묻는다”며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 의혹, 김경율 금융감독원장 추천 의혹,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시겠습니까”라고 공세에 나섰다.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는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동훈 위원장의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들, 측근들의 관여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며 “이 모 전 서기관, 강 모 변호사, 몇몇 비례 의원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또 “김경율을 왜 추천했나”라며 “제가 인수위원회 때 기획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주요 보직들에 대한 인사 추천이나 과정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사천 의혹에 대해 “아무런 근거 없이 말씀하시는 것”이라며 “저는 원 후보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씨보다 못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장 추천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저는 누가 추천했는지 안다”고 했다. “맨날 수사만 하다 취조 당해보니까 당황스럽냐(원희룡)”, “작정하고 오신 건 알겠다(한동훈)” 등 조롱조의 발언도 이어졌다.

급기야 좌파 논란도 나왔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비대위원장 시절) 소통을 했다는 분이 극소수”라며 “김경율이라든지 진중권 교수, 정의당, 참여연대 인사들과는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김어준, 유인태 이런 분들이 한 후보에 대해서 열렬히 지지한다”며 “보수를 잠식하면서 보수의 진영, 지형 자체를 재편하기 위한 누군가의 큰 그림 속에서 아이돌로 내세워진 게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닌가. 저는 운동권이었던 적이 없다”고 받아쳤다.

두 후보는 정계 은퇴까지 내걸었다. 한 후보는 사천 논란과 관련해 “이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도 있다면 제가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고, 토론 말미 원 후보에게 “본인이 사실이 아니면 어떻게 책임지실 거냐. 정계 은퇴 괜찮으시냐”고 압박했다. 원 후보는 “저도 같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당권을 놓고 사생결단에 나선 여권 잠룡들에 대해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나치게 과열됐다.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제부터라도 선거 이후 대통합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독 과반 의석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청문회 개최에 이어 보수정당의 전유물로 여겨진 감세, 친기업 행보에 시동을 건 가운데 국민의힘은 내부 권력 투쟁에만 매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생·경제 관련 입법이나 당정 논의는 새 지도부 출범 뒤인 8월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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