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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빵의 비결은 ‘새로운 경험’…그래서 전국 맛집 다니죠” [빵 터진 편의점]
뉴스종합| 2024-07-14 09:16
최원필 GS리테일 베이커리 전문 MD. [GS리테일 제공]

“‘새로운 경험’이 올해 빵 트렌드입니다. 두바이 초콜릿처럼 경험하지 못한 식감이나 새로운 형태의 빵으로 차별화를 두면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절반은 전국 빵집을 돌아다니며 ‘빵지순례’를 하죠.”

최원필(42) GS리테일 베이커리 전문 MD(상품기획)는 5년째 편의점 빵을 담당해오고 있다. 최 MD는 “처음에는 베이커리 전문 MD가 1명이었는데 이제 4명이 됐다”며 “인력이 늘어났다는 것은 편의점 업계의 빵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편의점 4사 모두 빵류 매출이 전년보다 늘었다. GS25 34%, CU 28.3%, 세븐일레븐 30.0%, 이마트24 68% 등이다. 최 MD는 “빵은 주류 등과 함께 최근 5년간 눈에 띄게 매출이 신장한 카테고리 중 하나”라며 “편의점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빵도 덩달아 인기”라고 강조했다.

GS25에서 판매 중인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 시리즈. [GS리테일 제공]

GS25는 2021년부터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디크’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초기 4종이었던 라인업은 최근 35종으로 늘었다.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은 5500만개에 달한다.

최 MD는 “올해 3월부터는 대중성 있는 단팥빵이나 크림빵 등을 1A등급 우유, 암염, 초란, 자연버터 등을 사용해 품질을 올린 ‘골든시리즈’ 4종을 선보이고 있다”며 “밀가루에 따뜻한 물을 넣어 반죽하는 탕종 기법을 적용해 더 쫄깃한 빵을 만드니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골든카스테라와 골든단팥빵이 브레디크 브랜드 매출 1·2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빵 상품 출시까지 짧게는 3~4개월, 길게는 1년도 걸린다”며 “1년에 150~200개의 빵 신제품이 나오지만, 계속 생산을 이어가는 빵은 30개 브랜드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트렌드가 빨리 변한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길어도 두 달이면 새로운 빵이 유행한다”고 덧붙였다.

최원필 GS리테일 베이커리 전문 MD. [GS리테일 제공]

협업도 유행이다. 최 MD가 기획한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의 빵 제품은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했다. 그는 “단순하게 게임 캐릭터를 빵에 패키지처럼 넣는 형태는 지양한다”며 “스토리를 담아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경험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작 게임을 준비하는 회사가 먼저 연락하기도 한다”며 “해외 기업도 장기적으로 협업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맛있는 빵집 섭외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최 MD는 “맛있는 빵을 확보하기 위해 어디를 가더라도 빵집을 찾게 되고, 맛있으면 가게 사장님께 명함을 건네며 협업을 제안한다”며 “매주 금요일에는 MD들이 공장이나 맛집 등 현장을 찾아 상품을 기획한다”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성수베이글’ 제품이 인기다. 성수베이글 4종(크림치즈, 어니언크림치즈, 블루베리크림치즈, 솔티드페퍼크림치즈)은 지난 3월 출시 후 최근까지 누적 판매수량가 100만개를 넘어섰다.

최 MD는 “편의점 업계가 베이글에 몇 번 도전했으나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상품은 없었다”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여러 공장에서 반죽 배합을 달리하면서 시험한 끝에 결국 가장 맛있는 베이글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GS25에서 판매 중인 빵 ‘성수베이글’ 제품. [GS리테일 제공]

이제 편의점 빵 경쟁은 동종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카페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가 모두 경쟁 상대다.

최 MD는 “과거 편의점에서 파는 빵은 유통 과정을 거치면서 맛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반죽 수분을 조절하거나 발효법을 연구하면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페나 베이커리 전문 프랜차이즈와 경쟁을 한다고 생각하고 빵을 팔고 있다”며 “앞으로도 독특한 경험과 함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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