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져
제주여행비, 일본의 절반인데도..오해의골 깊다
라이프| 2024-07-31 05:31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제주여행에 대한 오해의 골이 깊다는 사실이 실증적 통계로 나왔다.

평균 일본여행 경비가 제주의 2.2배에 달하지만,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세간의 속설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이 ‘가능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500명씩 연간 2만6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를 진행하던 중 7월 2, 3주차엔 제주여행조사를 추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이런 옴니버스 병행조사는 제주 여행의 잇단 고비용 논란과 관련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의 진위를 검증해 보자는 취지였다.

먼저 작년 응답자들이 답한 제주행, 일본행 비용부터 살펴보자.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에서 작년(1~10월) 두 지역 여행자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8만원, 일본 113.6만원으로 2.15배였다.

이번 조사 응답자에게 얼마나 들 것 같은지를 물어보았다. 3박4일 일정의 여행비용을 예상해 보게 한 결과, 제주도가 86.0만원, 일본은 110.2만원라는 답이 나왔다. 일본이 제주의 1.3배였다.

여기서부터 심한 차이가 느껴진다. 막상 일본여행때 제주여행의 2.15배나 썼으면서, 항간의 속설이 퍼진 상황에서 계산해 보라 그랬더니 1.3배로 계산되었다. 물론, 계산이 틀린 이 수치로도 이미 ‘제주갈 돈으로 일본 간다’는 속설은 허위로 확정된다.

제주 쇠소깍

이 속설을 들어본 사람은 88%,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83%, ‘공감한다’는 사람은 70%로 집계됐다.

팩트와는 다른 속설의 강력한 영향력 때문인지, 작년에 실제 여행 가본뒤 정확하게 제시했던 액수에 비해, 일본여행 예상경비는 약간 줄었고, 제주여행 예상경비는 무려 1.63배나 키운 대답들이 나왔다.

이런 인식 오류는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더 심했다. 응답자 중 지난 1년 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여행비로 78.8만원을, 과거 한 번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84.6만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은 93.5만원을 예상했다. 즉, 제주도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일본과 제주도 비용에 차이가 없고, 그 돈이면 일본 가는 것이 낫다’는 괴담을 확대재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 예상금액은 1년내 가본사람 114.0만원, 한 번이라도 가본사람 110.4만원, 한 번도 안가 본 사람 109.9만원으로, 방문 경험에 따라 별 차이가 없었다. 제주만 오해늪에 빠진 것이다.

클릭수를 노린 일부 언론의 과도한 침소봉대 보도는 거짓을 진실인 것 처럼 믿게했다. 아마 20여년전까지 꽤 많이 행해졌던 진짜 바가지에 대한 분노의 잔상 남아있어서였던 것 같다. 물론 20-30년 전에도 해안가 상당수 악덕 상인들만 그랬지, 80%이상 보통의 제주도 식당들은 육지보다 싸거나, 비슷하거나, 비싸봐야 조금 더 비쌌다.

오해를 풀 책임은 국민 반, 제주특별자치도 반이다. “제주도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육지의 국민 오해를 푸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더 문제”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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