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별기고] 8월15일이 광복절인 인도·한국, 같이 갑시다
뉴스종합| 2024-08-14 11:18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

오는 8월 15일, 제77회 인도 독립기념일을 맞아 동료 시민분들과 국내 거주 인도 교민, 한국 동료 여러분께 반가운 인사를 전합니다. 대한민국도 같은 날 79회 광복절을 맞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의 건승, 건강, 번영을 빕니다.

독립 투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수많은 국민의 노력으로 지난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도에 의회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었으며, 이에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기념일을 맞은 이 순간, 우리는 미래를 주목해 국민과 국가가 무한한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도와 한국은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종교, 철학, 교역 등을 통해 교류해 왔습니다. 서기 48년 아요디아에서 온 인도 공주 수리라트나와 가락국의 초대 국왕 수로왕의 혼인은 양국 간 교류 역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합니다. 이는 양국 국민이 문화적으로도 깊게 교류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한국전쟁 당시 인도의 인도주의적 지원도 양국 관계를 설명하는 데 빠질 수 없습니다. 양국 관계는 최근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2010년 체결한 인도-한국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2015년 양국 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됐다는 점은 양국 관계의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를 치렀으며, 모디 총리께서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인도의 친개발 정책이 효과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정부의 경제 정책, 성장 중심 정책이 연속성 있게 추진될 것을 시사합니다. 4조달러(한화 550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세계 5위 경제 대국 인도는 지난해 8.2%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도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암울한 세계 경제 전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 2016년 몇백개에 불과하던 스타트업은 현재 11만5000개로 늘어났습니다. 유니콘 기업 수는 113개로 증가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거버넌스·서비스 전달을 개선하고 금융 포용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 기업환경평가 순위가 급등하고 약 6670억달러(한화 914조원)의 해외직접투자액을 유치했습니다. 인도는 IT, 우주, 제약, 스타트업 부문 강국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작년 인도는 인류 최초로 달 남극에 우주선을 착륙시키기도 했습니다.

양국은 2023년 수교 5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모디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작년 뉴델리 G20 정상회담을 포함한 두 차례 계기에 회담을 개최했으며, 양국의 협력 관계를 확대하겠다고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올해 3월에는 양국 외교장관께서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했습니다.

주요 지정학적·지경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신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양국의 협력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동의 가치를 향유하는 민주주의 국가이자 G20 경제 대국인 인도와 한국은 더욱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양국은 올해 3월 미국과 함께 3자 기술 대화를 출범하기도 했습니다.

양국의 고위급 교류와 방산 협력, 경제·통상 협력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스타트업, 고등교육과 싱크탱크, 언론, 관광을 비롯하여 K팝, 한국 영화의 인기가 증가함에 따라 문화 교류 부문에서 더욱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및 세계가 마주한 도전과제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법치주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글로벌 코먼즈(기상·오존층·삼림 등 지구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해양안보, 사이버안보,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 발전과 같은 현안은 특히 양국이 주목해야 하는 부문입니다. 인도는 인도·태평양 경제협의체(IPEF) 참여국이자 광물안보파트너십(MSP) 회원국으로써 경제안보와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포함한 여러 현안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로 명확히 진단한 개발도상국의 도전과제는 새로운 협력 분야를 제시합니다. 인도는 쿼드(QUAD) 회원국으로,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와 재난 복원력 인프라 연합(CDRI)을 통하여 실질적인 역내 협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국제태양광연합(ISA)과 같은 인도 주도 이니셔티브와 한국의 무탄소연합(CFA)은 무탄소경제로 거듭나기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에 핵심적입니다.

인도는 고속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첨단 인프라 개발, 제조업 확대, 그린 에너지 사용확대 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으로 저력을 입증한 한국과 이러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양국의 교역액은 잠재력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인 250억달러(34조원)에 불과합니다. 인도 내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에서 한국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입니다. 양국은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14개 제조업 분야에 500억달러(69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한국 기업이 활용한다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린 수소, 전기차, 이차 전지, 조선, 전자제품, 반도체, 섬유, 의료기기, 소형모듈원전(SMR) 등이 유망한 협력 부문입니다.

인적 자원 교류·이동 또한 중요한 협력 분야입니다. 유수한 한국 기업 여러 곳은 인도에 최대 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가 인도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한국의 여러 은행과 펀드가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점은 인도 경제의 성장 전망에 점차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현재 인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은 1만2000명,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인도인은 1만5000명입니다. 양국 교류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더욱 많은 국민들이 양국에 거주하며 서로 간 이해를 도모하고 우정을 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한국 파트너십을 강화할 기회가 무궁무진합니다. 고속 성장하는 인도와 상호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습니다.

다가올 수교 100주년, 양국 관계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인도와 한국, 같이 갑시다. 성공을 향하여 함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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