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인플루언서가 美 민주당 전대에 왜 왔지?…“MZ 표심 공략”
뉴스종합| 2024-08-20 17:02
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인 데자 폭스가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1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 수 백명의 인플루언서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행사장 참석에 그치지 않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거물급 정치인들이 오르는 무대에 올라 연설도 했다. 민주당은 행사장 내 ‘크리에이터 플랫폼’을 설치하는 등 특별 VIP 박스도 마련했다. 많게는 수천 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통해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이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에는 200명 이상의 콘텐츠 창작자들이 출입증을 발급 받았다. 이들 가운데는 데자 폭스, 나벨라 누어, 울리비아 줄리아나,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 등 유명 MZ 인플루언서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공약 홍보, 해리스 부통령 패션 따라하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지를 표시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데자 폭스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오늘의 착장 영상. 해당 영상에서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유년시절 모습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있다. [데자 폭스 틱톡 영상 캡처]

미국 컬럼비아대 졸업생인 폭스는 틱톡에서 14만 명, 인스타그램에서 5만2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다. 낙태와 보육 문제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20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 당시 해리스 부통령 측의 전략가로도 활동한 바 있다.

폭스는 전당대회 전날인 18일 자신의 틱톡 계정에 해리스 부통령의 유년시절 모습이 담긴 티셔츠를 자랑하는 ‘오늘의 착장(OOTD·Outfit of the day)’을 올리기도 했다.

전당대회에서 그는 자신이 한부모 가족 밑에서 자랐다고 소개하면서 “나는 임대주택에서 자랐고 무료 급식을 받으면서 자랐다”며 “이런 환경에도 민주당의 정책들 덕분에 내가 꿈꿔왔던 대학을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세대의 유권자들은 우리 삶에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고, 우리를 지지하는 대통령을 선택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폭스는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 있는 권력에 굶주린 백만장자는 아니다”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가 가정을 꾸릴 미래를, 무료 급식을 받는 아이도 꿈꾸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미래를 위한 싸움이다”며 “우리가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 주지사에게 나타난 이유”라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 모습을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에스피나 틱톡 캡처]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유명 인플루언서 울리비아 줄리아나가 인터뷰질문에 답하는 모습. [울리비아 줄리아나 인스타그램 캡처]

틱톡에서 1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에스피나 역시 이민 문제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인플루언서다. 올해로 25세의 그는 이민자 사회를 고양시키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올려왔다.

젊은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는 민주당의 방침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민주당의 관심은 당 기반의 핵심 요소인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들이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한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하면 파격적인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이 ‘사랑해요 조(바이든)’이라고 쓰여진 푯말을 들고 있다. [시카고=강형원 포토저널리스트]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정계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소식을 접하고 있으며, 30세 미만 성인 3분의 1이 틱톡에서 소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당대회에서 연설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미국 정치에서 가장 탐나는 기회 중 하나”라며 “인플루언서들이 연설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이번 전당대회의 중요한 변화를 나타내며, 전통 미디어 이외의 수단으로 소식을 접하는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민주당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당대회 대변인 에밀리 숭은 “크리에이터들은 그들의 콘텐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뮤니티에 진정성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통해 새로운 청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라고 평가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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