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소신껏 '노키즈존' 결정한 맥줏집 사장, "배불렀네" 손님 말에 씁쓸
뉴스종합| 2024-08-26 20:00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소신에 따라 매장에 어린이 출입을 금지 시킨 한 맥주 전문점 사장이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으로부터 "배가 불렀다"는 비아냥을 들은 사연이 전해졌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가게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노키즈존'을 선언하며 겪은 일을 공유했다.

26일 A씨 글에 따르면 해당 매장이 개업할 당시에는 '노키즈존'이 아니었으나 A씨는 스스로 엄마이기에 여러 고민을 한 끝에 최근 노키즈존으로 결정했다.

A씨는 "높은 의자 두 개를 붙여 아이를 재우다가 떨어질 뻔한 일, 아이들이 돌아다니다가 사고가 날 뻔해 손님끼리 다툼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가 돌아가는 손님들이 아쉬워했지만, 노키즈존이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줬다"고 했다.

그는 "우리 지점은 전철역에서 가까워 오피스 상권이 80~90%를 차지한다. 우리 가게 오는 손님들이 가족 단위보다는 직장인들이 많다 보니 우리 가게의 상황과 소신으로 노키즈존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어느 금요일 밤, 어른 6명이 아이 1명과 함께 매장을 찾았다고 한다. 당시 A씨는 "우리 가게는 노키즈존이다. 아이가 있기엔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전에 사고도 있어서 이용이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자 일행 중 한 명이 "아이 한 명 때문에 어른 6명을 안 받는다고? 참나. 배가 불렀네, 불렀어"라고 비꼬았다.

A씨는 "화가 나는 것보다 정말 마음이 안 좋았다"며 "장사 이전에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어른들이 술 마시면서 큰소리에 비속어도 엄청 들리고 어린아이한테 무슨 좋은 환경이라고…꼭 술집에 같이 데리고 와야 했나"라고 씁쓸해 했다.

이어 "부모라면 나랑 같은 생각이어야 하지 않을까? 배가 불러서도 아니고, 손님을 가려 받는 것도 아니고 단지 어린아이가 벌써 어른들의 술집에 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노키즈존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68%가 "아동 안전사고 시 책임" 때문에 노키즈존을 선택했다. 시민들 대상 조사에서도 노키즈존 운영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73%인 데 반해 반대는 18%에 그쳤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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