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中 비방 선거 광고만 171건…美민주·공화 서로 ‘중국 때리기’ 열중
뉴스종합| 2024-09-02 14:42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의 한 투표소 모습.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번 대선에 중국을 상대방 비방에 활용하는 카드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광고 추적업체 애드임팩트 자료를 인용해 양당 의원 또는 대선 후보자가 중국을 언급한 선거 광고가 171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이 주로 중국을 언급하며 상대 진영을 비방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도 만만치 않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2020년 상원의원 선거 기간 중국을 언급한 정치 광고의 82%는 공화당 후보들에서 나왔지만, 올해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과반을 차지했다.

광고는 중국 국영 기업이 미국의 지적 재산권을 훔쳤다는 등 유권자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WP는 “대부분이 음모론에 가까우며 냉전 시대와 같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관련된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세는 미국 중서부 상원의원 선거에서 더욱 뜨겁게 이뤄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현역인 밥 케이시(민주) 의원은 유명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데이비드 맥코믹 공화당 후보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 기업과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케이시 의원은 맥코믹 후보가 ‘좀비 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 업체에 투자했다며 “맥코믹은 미국인의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맥코믹 후보는 케이시 의원이 중국 전기자동차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정치광고로 반격했다.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얼리사 슬롯킨 민주당 후보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를 부각하면서 ‘공화당 후보는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선 현역인 셰러드 브라운 의원(민주당)이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가 중국 자동차로 돈을 벌었다는 내용의 정치 광고를 내보냈다. 자동차 판매업에 종사했던 상대 후보가 중국에서 제조한 자동차를 취급했다는 주장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중국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

대선에서도 중국이 상호 비방 키워드다.

공화당에선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중국에 의해 교화됐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공격들을 하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1989년 톈안먼 사건이 일어났을 때 중국에서 1년간 교사로 일한 바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 감독위는 지난달 16일 월즈 주지사를 상대로 중국 공산당과의 지속적인 관계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켄터키주)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소환을 보내 월즈 주지사 중국 공산당 관련 단체 및 당국자 간의 대화 및 문서 등을 요구했다.

월즈 주지사는 자신이 중국의 인권 유린에 비판적이었다며 이 같은 의혹을 반박했다. 테디 챈 월즈 주지사 측 대변인은 성명에서 “월즈 주지사는 자신의 경력 내내 중국 공산당에 맞서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항상 미국의 일자리와 제조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왔다”며 “공화당은 독재자를 찬양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중국에 보내는 트럼프-밴스 의제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기본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선거 유세 현장에서 중국 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증오 범죄가 급증할 수 있어서다.

올해 초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약 80%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인 노마 토레스(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모든 현안에 중국을 거론하는 동료 의원들을 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역사회에서 폭력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