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030, 분산투자보다 포트폴리오 줄여라”
뉴스종합| 2024-09-06 11:20
밸런스에셋 이정윤 대표가 본지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자 노하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0만원으로 시작, 3년 만에 주식 투자로 1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정윤 밸런스에셋 대표다. 스스로를 ‘흙수저’라 부르는 이 대표는 실패를 기회 삼아 성장해 왔다고 한다. 군 복무 시절 월급으로 받은 10만원으로 주식 계좌를 개설,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연습 삼아 하면서 투자에 입문했다. 당시 투자로 30만원을 잃었고, 이 때 투자의 위험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차라리 투자 규모가 적을 때 일찌감치 이를 깨달은 것이 되레 보약이 됐고, 그 때부터 공부에 매진했다. 이후 그는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증권사 실적투자대회에서도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는 투자 아카데미 대표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젊을수록 집중투자, 늙을수록 분산투자”=그는 최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한 2030 세대에게 분산 투자보다는 포트폴리오 수를 줄인 집중 투자 방식을 추천했다. 연령이 낮고 투자 금액이 적을수록 계란(자본)을 여러 바구니에 담기보다는 확실한 소수의 바구니에 넣고 굴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나이에 맞는 투자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 규모가 작은 20~30대의 경우 소수 종목으로 추려 포트폴리오를 줄이고, 젊은 층보다 자산이 쌓인 사람은 위험 부담이 낮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30억원이 전 재산인 60대는 한 곳에 돈을 투자해 감당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기보다 분산 투자를 해서 손해 규모를 줄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상한가 종목 매수 후 2차 상한가 기다려”=그의 초기 투자 전략은 ‘상한가 찾기’였다. 이 대표는 “오늘 최고의 종목은 결국은 오늘 상한가로 마감하는 종목”이라며 “상한가로 마감했다는 얘기는 오늘 올라갈 수 있는 수준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다음 날 90%의 확률로 갭 상승을 해 바로 팔지 않고 연속 상한가가 나올 때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그는 예상이 틀렸다면 바로 팔고 다른 최고의 종목을 찾으며 본인만의 데이터를 쌓았다.

단, 이는 요즘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연속 상한가가 드문 현재 상황에선 상한가 종목을 분석하는 것 대신 상승률 상위 종목을 분석하며 시장 상황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200차트, 종목당 10초씩 매일 보라”=그는 주식 입문자에게 공시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활용을 적극 추천했다. 이 대표는 “전자공시시스템에 나오는 사업의 개요나 그 기업의 설명들은 어차피 다 한글”이라며 “공시를 보고 재료를 선정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건 차트 실전 공부”라며 “HTS에서 코스피 200차트를 매일 한 종목 당 10초씩 보는 게 견문을 넓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박자(재무제·차트·재료 분석)’ 투자법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투자 성향에 따른 맞춤 투자 전략도 강조했다. 그는 “단기 매매자는 오늘의 재료 또는 앞으로 나올 재료들을 미리 체크해서 매매에 임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며 “중장기 투자자는 하루 하루의 주가 변동보다는 재무제표가 좋고 사업은 성장성 있는 종목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해외 투자는 단기 매매보다는 중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과 젊은층이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투자는 종목에 대한 접근을 먼저 해야 된다”며 “익숙한 내용과 더불어 정보 접근성이 좋은 한국 종목과 달리 환율, 세금, 사업 이해 등 접근성에 시간이 더 부여되는 해외 투자일수록 중장기 투자 성향을 지닌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업투자에 대해 “시드머니(종잣돈)가 최소 10억(원)은 있어야 한다”며 “5년에서 10년은 투자를 하고 연평균 수익률로 지수보다 훨씬 많이 내야 전업투자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株 유망...이차전지 반등 기대해봐도”=또 이 대표는 유망 종목으로 제약·바이오주를 꼽았다. 그는 “최근 한 2~3주 정도의 흐름으로만 본다면 제약·바이오의 움직임이 제일 좋았고 당분간 제일 좋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그 이후엔 2차전지주의 움직임도 기대해 볼 법 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은 제약·바이오가 바닥 대비 2배 이상 오른 종목이 꽤 많은데 정확히 한 1년 전까지만 해도 제약·바이오에 다들 지쳐 있었다. 그러나 희망 고문은 희망이 있을 때 고민을 하는 것”이라며, 2차전지주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조정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2차 전지가 반등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1억원 기부와 함께 2023년 1호 유튜버 회원이 됐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저한테 주식을 배운 사람들이 주식을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유튜브, 강연 등 활동을 활발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민지·유동현 기자

al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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