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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로 와인버킷을…“장인과 협업한 시시호시, 차별화가 경쟁력” [인터뷰]
뉴스종합| 2024-09-10 10:24
황성선 롯데백화점 시시호시 팀장이 9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백화점 명절 선물세트 소개 책자에는 보통 맨 앞에 주력 상품을 배치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책자에 ‘롯데가 만난 장인’ 코너를 앞세웠다. 각종 장인들과 협업한 단독 상품을 소개했다.

눈에 띄는 것은 비식품 선물세트다. 장인 협업 선물세트 6개 중 절반인 3개를 비식품으로 구성했다. 전통적으로 한우와 같은 식품류 선물이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다. 특히 비식품 선물세트 3개 중 2개는 롯데백화점의 자체 편집숍 ‘시시호시(時時好時)’가 기획했다.

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황성선 롯데백화점 시시호시 팀장은 “최근 미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해 디자이너의 심미적인 감각을 넣은 선물세트를 출시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작가의 작품을 소유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시시호시는 2020년 4월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편집숍이다. 브랜드 이름처럼 ‘매일매일 좋은 날’을 슬로건으로 한다. 식품, 뷰티, 액세서리, 패션, 인테리어 등 의식주를 아우르는 모든 품목을 취급한다. 25~35세 젊은 소비층이 주요 대상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주목받거나 새로 떠오르는 브랜드를 취급한다. 현재 김포, 평촌, 동탄, 수원, 부산 등 5개점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시호시는 양태오 작가, 윤여동 작가와 협업해 추석 장인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미국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양태오 작가는 한국인 최초 ‘세계 100대 디자이너’에 등재된 인물이다. 윤여동 작가는 프랑스 생테티엔 아트&디자인 대학교에서 오브제 디자인 전공했다. 금속을 다양하게 가공한 작품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황 팀장은 “이번 추석에 독창성과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차원에서 두 명의 작가와 5~6개월 협업을 통해 선물세트를 선보였다”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선물을 찾는 이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시시호시와 양태오 디자이너가 협업해 만든 ‘경대 헤리티지 에디션’. [롯데백화점 제공]

시시호시의 장인 선물세트는 일반적인 추석 선물과 거리감이 있다. 양태오 작가는 경대(거울)와 차량용 에어프레셔너(방향제)를, 윤여동 작가는 와인 버킷(통)과 실버 픽(과일꽂이) 등을 선보였다. 1인 가구 증가 속에서 ‘나를 위한 선물’을 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경향을 반영했다. 황 팀장은 “예전에는 명절에 가족이 모여 백화수복을 먹었는데 요즘은 간단하게 인사하고 금방 헤어진다”며 “시대가 바뀐 만큼 새로운 명절선물을 개발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시시호시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식품 큐레이션 선물세트도 내놨다. 참기름과 청태, 쌀, 맛간장 등 요리에 필요한 각종 상품을 담은 ‘햄퍼’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는 “선물받는 사람의 관심에 따라 다양하게 선물세트를 구성하려 노력했다”면서 “손이 많이 가더라도 더 예쁘고 풍성해 보이게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비식품 선물세트 비중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22년 추석 선물세트에서 비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였는데, 이번에는 30%에 달한다. 세배 가까이 커졌다. 황 팀장은 “전통적으로 명절 선물은 식품이 중심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식품 위주로 판매했다”고 말하며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 구성을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시호시는 앞으로 장인과 협업한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를 고급화해 시시호시의 인지도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황 팀장은 “다음에는 장인 선물세트 수량이나 품목을 더 늘릴 것”이라며 “식품 쪽에서 스타일리스트 등 현대적으로 우리나라 상품을 소개하는 장인과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인과 협업을 통해 최상품을 선별하고 우리만의 이야기를 고객에게 전달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시시호시가 윤여동 작가와 협업해 만든 와인 버킷. [롯데백화점 제공]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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