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유전자 등록 했다가…80대 노모, 52년전 잃어버린 딸과 극적 상봉
뉴스종합| 2024-09-12 15:17

52년 만에 상봉한 김미정 씨 가족(가운데).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남 창원의 한 80대 여성이 경찰의 유전자(DNA) 분석으로 50여년 전 실종된 딸과 극적 상봉했다.

12일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972년 4월 5살의 나이에 가족과 헤어지게 된 김미정(57)씨와 한 순간 딸을 잃어버린 노모 강덕자(82)씨가 전날 이곳에서 진행된 상봉식에서 52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김씨는 실종 당시 가족들과 살던 통영시 항남동 인근 항구에서 놀다 우연히 부산 자갈치로 가는 배에 홀로 타면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이후 부산 한 보호시설에 맡겨졌다가 12살이 되던 해에 시설을 나와 가족들을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이후 결혼해 현재 밀양에 사는 김씨는 2009년 밀양경찰서에 방문해 유전자 등록을 하고 다시 한 번 가족을 찾았으나 별다른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인 강씨가 셋째 딸로부터 경찰이 유전자 분석 제도로 가족을 찾아준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3월 창원중부경찰서에 방문해 유전자 등록을 했다.

경찰은 채취한 강씨 유전자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냈고, 강씨와 김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밀양경찰서는 정확한 확인을 위해 김씨의 유전자를 한 번 더 채취했고, 최근 가족이라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이들 모녀는 결국 52년 만에 한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서울, 부산, 인천 등 각지에 사는 김씨의 6자매도 상복식에 함께했다.

강씨는 슬하에 김씨를 포함해 1남 7녀를 뒀다. 김씨는 둘째 딸이다.

김씨는 "제게 이렇게 많은 가족이 있는 줄 몰랐다"며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어머니 강씨 역시 "생전에 이렇게 딸을 다시 만나게 돼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창원중부경찰서는 이 모녀 외에도 1980년 7살 때 장애인 보호시설에 맡겨지면서 가족과 이별하게 된 허모(51) 씨도 유전자 분석 제도로 가족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허씨가 있는 경북 경산의 보호시설에서 이들 가족의 상봉식도 열렸다.

김성재 창원중부경찰서장은 "추석 선물과 같은 두 가족의 상봉을 축하한다"며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면서, 앞으로도 유전자 분석제도를 활용한 장기실종자 발견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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