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경찰 ‘기술수사’ 역량 높인다…27억 들여 AI ‘수사 도우미’ 구축
뉴스종합| 2024-09-19 12:00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 등 최신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경찰이 이른바 ‘기술 수사’ 역량을 키워 대응한다. 딥페이크를 비롯해 허위조작 콘텐를 종합적으로 탐지하는 자체 기술을 연구개발(27억원)하고 가상자산으로 세탁한 범죄 수익을 추적하는 기술과 시스템(20여억원)도 확충한다. 수사경찰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핵심 서류작업을 돕는 생성형 AI 기반 수사지원 솔루션(27억원)도 도입한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2025년 경찰청 총예산은 13조5364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와 견줘 4.2%(5457억원) 불어난 규모다. 인건비 등을 제외한 경찰 주요 사업비는 2조6067억원으로, 올해보다 1.9%(494억원)가량 늘었다.

▶AI 적극 활용…수사력 높인다 = 최근 디지털 공간에서 최신 기술을 활용한 성폭력과 마약범죄가 ‘사회 악(惡)’으로 떠오르며 경찰도 AI를 활용한 수사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딥페이크, 딥보이스 등 사람을 감쪽같이 속이는 허위 콘텐츠를 활용한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탐지 기술 개발에 나선다. 연구개발(R&D) 예산으로 내년에 27억을 편성했고, 오는 2027년까지 총 91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더불어 경찰청이 올해 도입해 운용 중인 ‘딥페이크 합성물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사업에는 5억원을 투입한다. 현재 80%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 탐지율을 높이고 다양한 형태의 딥페이크 콘텐츠도 인식해 탐지하도록 시스템 수준을 높이는 게 목표다.

현재 경찰이 활용하고 있는 딥페이크 합성물 탐지 시스템 작동 화면

가상자산(코인)으로 세탁한 마약범죄 수익을 추적하기 위해 전문가 분석기술을 지원하는 예산(9억5000만원)도 반영됐다.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조회하고 거래소를 찾아내 자금동결(지급정지) 요청을 하는 시스템도 10억원을 들여 개량할 계획이다.

생성형 AI 기반의 ‘수사 도우미’ 솔루션도 27억원을 투입해 새로 구축한다. 현장 수사관들이 범죄 유형별로 유사 사건이나 수사의 쟁점 등을 확인하고 영장신청서를 비롯한 문건 서식의 초안을 맡기는 등 수사실무에서 두루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장비 업그레이드 = 증거 수집과 체포·구속, 응급구호 등의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찰착용기록장치(바디캠)는 내년부터 2년에 걸쳐 단계 도입한다. 내년에는 우선 77억원을 들여 8766대를 도입한 뒤 지역경찰부터 보급한다. 이 밖에 외근조끼, 호신용 경봉, 전자충격기, 기동대 방패 등을 신형 장비로 교체하는 사업에 사업비 약 91억원이 편성됐다.

통신수요가 몰리는 지하철역 등 인파 밀집지역에서 경찰의 무선망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근거리 무선 중계장비도 15곳을 새로 확보(7억7000만원) 한다. 또 디지털 증거분석실 구축 사업(예산 5억6000만원)을 벌여 기업의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력을 높인다.

[연합]

한편 다수의 사람들을 유인해 막대한 피해를 낳는 조직적 사기범죄(사기·횡령·보이스피싱·유사수신)를 겨냥해 ‘조직범죄 특별신고보상금’을 신설한다. 범죄수익(피해금)이 50억원 이상인 범죄를 신고하는 이에겐 보상금을 최대 1억원까지 지급한다. 경찰은 사기나 도박범죄 조직에 대한 제보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망도 확충한다. 이 같은 ‘관계성 범죄’는 가해자가 보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3개 시·도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고위험 범죄피해자 민간경호 서비스’를 내년엔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 사업에는 예산 24억5000만원이 배정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찰청 내년 예산안은 국회 심사를 통해 연말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한 예산을 바탕으로 수사의 전문성과 현장 대응력을 더욱 강화해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경찰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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