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개표 따라 혼란 길어질 수도
FOMC·中전인대 계기 수급개선 기대…"코스피 저평가 매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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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4일 숨죽인 채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 대선 최종 결과 전까지 대부분의 투자 결정을 유보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4% 내린 2542.36으로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앞서 공개된 미국 빅테크의 실적과 가이던스(전망)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나스닥지수가 2.76% 내리는 등 뉴욕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52%, 2.20%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국내 반도체주가 줄줄이 내렸다.
지난주 말(1일) 뉴욕 증시는 충격적으로 저조한 미국 10월 고용 지표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실적에 주목하며 반등했다. 10월 미 비농업 신규 고용은 1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10만~11만명을 기대한 시장 예상에 턱없이 못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는 플로리다를 덮친 허리케인의 여파, 항구노조 및 보잉의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표가 왜곡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대신 아마존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고 클라우드와 광고 사업이 호조를 보인 결과 주가가 6.2% 급등했다. 고용 충격에 따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동결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시장은 99%에 가까운 확률로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 대선을 앞둔 경계심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대선 당일 2%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가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면서 개표가 한국시간 6일 중 끝나지 않는 등 혼란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6일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시점부터 '트럼프 트레이드'와 '해리스 트레이드' 간 손바뀜이 빈번하게 출현하는 과정에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미 대선 이후로 최근 부진에서 반등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인 오는 8일 미 FOMC 회의를 통해 미 금리인하 사이클을 재확인하고, 4~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재유입된다면 달러가 안정화하고 수급이 개선되며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미 시중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일반적으로 미 대선 직전 동반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대선 직전 불확실성을 반영해 하락하지만 직후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코스피도 이 같은 추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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