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2기 숨은 실세는 ‘억만장자 후원자들’[트럼프 2기]
뉴스종합| 2024-11-08 10:3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이 세면대를 들고 있는 사진을 백악관을 배경으로 합성한 이미지를 게시했다. [머스크 X 게시물 캡처]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 인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선거의 ‘돈줄’이었던 억만장자 후원자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거나 강력한 물밑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충성심을 요구한다”며 “당선인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은 그의 두 번째 행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억만장자인 하워드 루트닉 칸토 피츠제럴드 회장은 누가 트럼프에게 충성심이 있는지 알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루트닉은 정부 전반 인사의 최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있으며 후보자들이 트럼프에게 매우 충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월가의 한 고위 임원은 루트닉이 트럼프의 승리 이후 유력 기업가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루트닉은 미국 정치 권력의 핵심 인물이 됐으며 정식 직책에도 발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곁을 오래 지켜 왔고, 많은 돈을 제공한 사람들은 내각 직책부터 비공식 자문 역할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억만장자 투자자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은 차기 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원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팩’에 1억1900만달러를 쏟아부으며 열렬한 후원자로 활동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선정적이고 거짓인 친트럼프 메시지를 공유했으며 트럼프 집회에도 단골로 출연했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차기 정부에서 정부효율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P]

카지노 재벌 미리암 아델슨, 티모시 멜론 멜론은행 상속자 등도 잠재적인 호의를 받는 대가로 거액을 후원했다. 머스크와 아델슨, 멜론 3명은 소액 기부자 전체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다.

정치 컨설팅 업체 데모크라시파트너스의 마이크 럭스 공동설립자는 “많은 공화당 거액 기부자들이 매우 분명한 이유로 참여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기부자들에게 ‘10억달러를 주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규제를 취소해 주겠다’고 하거나 머스크에게 돈을 많이 주면 원하는 정부 직책에 임명해 주겠다고 하는 등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기부자와 전적으로 거래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승리는 이미 억만장자들의 부를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의 10대 부호들은 선거일인 5일 순자산이 635억달러 증가했으며 머스크만 260억달러 이상 불어났다.

말을 잘 듣는 대통령에게 투자하는 것은 특히 자신에게 유리한 법안을 만들려는 부자들에게 유용하다. 벤처캐피털 투자자 마크 안드레센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에 대한 불만으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복수가 두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기부에 참여한 억만장자들도 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 넬슨 펠츠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 CEO 등 공화당의 거액 기부자들은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이후 트럼프를 떠났으나 올해 대선에서 그가 후보로 결정된 후 빠르게 돌아왔다.

트럼프가 1기 때 비난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발빠르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말 36년 전통을 깨고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지 않겠다고 밝혀 25만명 이상이 구독을 취소했다.

럭스는 “트럼프는 사람들에게 복수를 원한다고 매우 공개적으로 말해 왔다”면서 “물론 역풍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을 보면 매우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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