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의 사람들로 채우기 전에” 美민주당, 연방판사 인준 서둘러
뉴스종합| 2024-11-13 11:27

미국 민주당이 내년 1월 상원 다수당을 공화당에 넘기기 전에 최대한 연방 판사 후보자들의 인준을 마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명한 사법부 후보 중 한 명인 에이프릴 페리 전 검사에 대한 인준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페리 전 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종신직인 일리노이주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페리를 포함해 31명의 판사 후보를 발표했다. 페리는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심사를 받은 17명 중 한 명으로 상원 전체의 최종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민주·일리노이)은 “이번 의회가 끝나기 전에 가능한 모든 후보를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소수당(48석)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전체 100석 중 53석 이상을 확보해 내년 1월에 시작하는 119대 회기에선 다수당이 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임기 당시 234명의 판사를 임명했는데, 이는 단일 임기 내 대통령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이며, 현재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9명 중 6명은 공화당 행정부 시절 취임한 보수 성향 인사다. 그중 3명은 트럼프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다수의 진보 성향 판사를 임명했다. 2021년 대통령 취임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진보 성향의 케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을 포함해 213명의 판사를 임명했다. 약 3분의 2가 여성이었고, 소수인종도 다수 포함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잔여 임기 중에 연방 판사를 임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화당이 리더십 문제를 놓고 싸우는 동안 민주당은 자신들의 판사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어떤 판사도 이 기간에 인준돼선 안 된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날 SNS에 “정치적 견해나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사법 후보자들은 국가에 좋지 않다”고 적었다.

보수 법률 단체인 ‘아티클 3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측근인 마이크 데이비스도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1월까지 모든 사법 임명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며 “미국 국민은 기념비적인 변화에 투표했다. 상원을 멈추게 하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연방 대법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논쟁이 일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무소속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확산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에 대한 사퇴론에 대해 “합리적인 접근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현재 70세로 9명 정원인 연방 대법원에서 3명에 불과한 진보 성향 대법관 중 최연장자다. 특히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때문에 진보진영에선 소토마요르 대법관을 향해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자리가 비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법원이 더욱 보수화될 수 있으니 차라리 자진 사퇴를 유도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임 임명을 맡기자는 것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을 구성하는 9명의 대법관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정년이 없는 종신직이다. 이 때문에 고령으로 사망할 때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대법관도 적지 않다.

전·현직 대통령이나 상원 다수당이 다음 회기가 시작하기 전인 ‘레임덕’ 기간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연방 판사를 서둘러 인준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엔드류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의 첫 임기 당시, 바이든이 2020년 선거에서 승리한 후 취임하기 전에 공화당 다수였던 상원이 18명의 판사를 인준했다”고 언급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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