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씨네;뷰] 이젠 극장가 ‘추석 대전’…“배우 ‘빅4’가 온다”
뉴스| 2016-08-26 08:33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극장가 여름 흥행 시장의 전유물처럼 불린 ‘빅4’의 개념이 이젠 가을 시즌으로 자리를 옮긴다. 국내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여름 시즌 ‘텐트폴’ 영화를 뜻하는 ‘빅4’가 이번 가을 추석 시즌 반짝 성수기에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된다. 국내 영화 시장을 주름 잡는 티켓파워 상위권 남자 배우 4인방이 동시 출격한다. 충무로를 뒤흔들 새로운 ‘빅4’가 다가오고 있다.

이미지중앙
■ 김지운-송강호 vs 강우석-차승원


다음 달 7일 동시 개봉하는 두 편의 한국영화는 원조 흥행 감독과 증명된 흥행 보장 카드의 격돌이다. 또한 시대극(사극)이란 공통점도 더한다. 여기에 제작비 100억대의 블록버스터다. 추석 시즌 예비 관객들의 군침을 흘리게 할 요소들이다.

먼저 송강호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바 있는 단짝 김지운 감독과 함께 ‘밀정’으로 돌아온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조선인 일본 경찰의 대결을 그린다. 의열단 단원으로는 배우 공유가 출연한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점은 그동안 ‘선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오던 송강호의 캐릭터 변신이다. 그는 독립운동을 하는 의열단의 중심인물이 아닌 친일파로 출연한다. 이미 영화는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가 됐다. 시대의 풍랑 속에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인물로 등장한 송강호의 연기에 ‘명불허전’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협업은 이번이 총 4번째다. 올 가을 또 다른 ‘1000만 예고’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놈놈놈’을 능가하는 김지운 역대 ‘최고의 상업영화’란 얘기도 흥행 호재가 될 전망이다.

충무로 ‘원조 흥행 대장’, 국내 첫 1000만 영화(실미도) 감독 등 다양한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강우석 감독과 ‘차줌마’ 차승원이 함께 한 ‘고산자, 대동여지도’ 역시 흥행 잠재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강우석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실제 고산자 김정호의 발자취를 따라가듯 전국 팔도의 4계절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CG를 거부하고 실사로 담아낸 화면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여기에 배우 차승원이 보여 줄 연기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충무로에서 코미디 감각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차승원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데뷔 첫 실존 인물에 도전한다. 영화 전체의 분위기도 웃음을 뺀 진지함이 가득하다. 차승원은 최근 영화 제작발표회를 통해 “김정호의 삶을 따르면서도 해학을 잃지 않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서 “미처 몰랐던 인물에 주목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미지중앙
■ 할리우드-이병헌 vs 김성수-정우성


송강호 차승원의 동시 출격 일주일 뒤에는 이병헌의 할리우드 차기작이 스크린에 개봉한다. 이젠 국내 영화보다 할리우드 대작에서 모습을 보는 게 더 익숙해진 이병헌은 ‘매그니피센트 7’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영화는 1960년 서부극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극중 이병헌은 서부극에선 낯선 동양계의 칼잡이로 등장 화려한 총싸움이 아닌 날카로운 단검 액션을 선보이게 된다. 더욱이 그는 덴젤 워싱턴, 에단 호크 등 이름만으로도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여기에 지금까지 그가 출연했던 모든 할리우드 작품 가운데 비중 또한 가장 막강하다. 또한 할리우드 진출 이후 악역 이미지에 갇혀 있던 기회에서 탈피할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매그니피센트 7’은 북미보다 일주일 먼저 국내에서 개봉이 확정됐다. 이병헌의 막강한 팬덤이 형성된 동아시아권 흥행에 기대를 거는 할리우드 배급사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이어 9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는 ‘아수라’다. 영화는 황정민의 악역, 주지훈의 악역, 곽도원의 악역, 정만식의 악역 등 악인들이 판을 치는 지옥도를 그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또 다른 악역 정우성이 존재한다. 정우성은 영화 속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인 박성배(황정민)의 수하인 형사 한도경을 연기한다.

악의 꼬리가 꼬리를 무는 수라 지옥의 세계를 그린 아수라에서 정우성은 기존의 악인과는 다른 느낌의 악을 연기할 예정이다. 전작 ‘감시자들’의 악역이 이유가 필요 없는 악이었다면 이번 ‘아수라’의 악은 분명히 다른 지점에서 똬리를 튼 악의 모습이 예상된다.

‘아수라’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를 통해 정우성과 함께 한 김성수 감독의 신작이다. 진한 남자들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성수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로 불릴 정도로 찰떡 궁합을 과시하는 정우성의 호흡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충무로의 관심이 뜨겁다.


cultur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