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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View] ‘언프리티랩스타3’ 나다, 간절함이 만든 성장 스토리
뉴스| 2016-10-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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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피아레코드)


[헤럴드경제 문화팀=박정선 기자] 잔뜩 쉰 소리로 건넨 첫 인사.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 기분 좋은 인사였다. 바쁜 스케줄 탓에 차량 안에서 쪽잠을 자다 나온 나다였다. 며칠 전부터 앓아온 감기 탓에 목소리가 잠겨 있음에도 “바빠서 행복하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나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가 속한 그룹인 와썹을 통해서였다. 인지도 없는 신인 그룹은 3년 동안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에 익숙한 그룹은 아니다. 하루에도 몇 명의 연예인이 빛을 발하고 다시 사그라지는 연예계에서 와썹이 설 자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 와썹에게 그리고 나다에게 기회가 된 것은 바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였다. 이번 시즌의 최대 수혜자라고 불리는 나다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또 이 기회를 멤버들과 함께 누렸다. ‘언프리티랩스타3’의 무대를 통해 1년 반 만에 와썹이 완전체 무대를 가진 것이다.

프로그램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나다에게서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묻어났다. 첫 방송에서 보여진 그의 모습은 그야 말로 ‘흑역사’가 될 정도로 굴욕적이었는데도 말이다. 나다도 그 당시를 떠올리며 “평생 놀림거리로 남았다”고 하지만 그가 들려준 비하인드 스토리는 첫 방송에서 느껴졌던 그 자신감의 이유로 충분했다.

“섭외가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겁이 났어요.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한 번씩은 꼭 깨지잖아요. 방송에 나오지 않는 예선이 있는데 3차까지 붙은 사람이 방송에 출연하게 되는 시스템이에요. ‘쇼미더머니3’ 할 때 있던 작가가 이번 ‘언프리티랩스타3’에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 작가님이 ‘실력도 늘고 사람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자신감이 생겼죠. 사실 2년 동안 일을 안 해 봐요. 다 이렇게 늘 수밖에 없어요(웃음)”

와썹으로 데뷔했지만 이후 활동이 미진했던 터라 나다는 우울감을 느끼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겪었다. 당연히 생활고도 있었다. 하지만 나다는 이런 환경에 굴복하고 꿈이 좌절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성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단골멘트처럼 등장하는 바로 그 ‘간절함’이 나다에게 유독 더 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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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피아레코드)


외모만 놓고 보면 그들의 말로 ‘다 씹어 먹게 생긴’ 나다지만 사실 내면은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꿈을 위해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상처도 받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누구나 그렇듯 대담한 모습 뒤에 여린 마음이 존재하는 소녀였다. 그런 나다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 바로 7번 트랙인 ‘나씽’(Noting)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보는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감동을 주면서 마침내 최대 트랙 보유자로 등극했다.

“사실 ‘나씽’을 준비할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딘 프로듀서가 나왔을 때 처음으로 트랙미션에서 지게 된 때였어요. 때문에 딱 하루 쉬는 날이 생겼는데 진짜 편하더라고요(웃음). 육체가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스윙스가 프로듀서로 나온 거였어요. 그 당시에는 ‘스티키’(Sticky) 녹음이랑 ‘엠카운트다운’ 출연까지 겹쳐서 준비할 시간이 진짜 없었거든요. 힘들지만 계속 채찍질을 했어요. 스윙스라는 사람을 2년 만에 공적으로 만나는 건데 칭찬을 받고 싶었던 게 가장 컸어요. 정말 내 얘기를 해서 인정을 받는 것이 목표였는데 반지까지 따냈죠. 힘들게 준비한 만큼 감격스러웠어요. 사실 가사가 56마디 정도 돼서 못 외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걸 해냈네요? 하하. 멋 부리지 않고 일기 쓰듯이 쓴 곡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단순히 트랙을 많이 얻어낸 것이 나다를 ‘언프리티랩스타3’의 가장 큰 수혜자로 만든 것은 아니다. 나다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0회 동안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갔다. 굴욕적인 첫 등장을 시작으로 몇 번의 가사 실수도 있었지만 미션이 진행될 때마다 성장했고 트랙을 따내면서 실력을 입증 받았다. 진짜 드라마 같은 재미있는 ‘그림’을 혼자서 만들어냈다.

“자이언트핑크랑 디스배틀할 때가 터닝포인트였어요. 3일을 중국에 있어야 했는데 그 스케줄이 있다는 것도 아무도 모르고 말해도 이해도 못하잖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사실 미료 언니랑 했을 때 거부하지 않았던 것도 그렇고 자이언트핑크를 상대로 꼽은 것도 이유가 있었어요. 감동도 재미도 이득도 없는 출연보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해보자 마음먹은 거죠. 상대가 강하면 제가 더 열심히 할 걸 알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어요. 가사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잘 외우는 방법을 찾았고 그때부터 센스가 발동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나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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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피아레코드)


방송 이후 나다의 생활은 진짜 180도 달라졌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고 광고계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언프리티’ 멤버들 중 가장 ‘실속 있는 수혜자’라고 칭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카페에서도 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가 그토록 원하던 ‘인지도’도 챙겼다.

개인적인 스케줄로도 바쁜 나다지만 그는 와썹이라는 그룹으로서 자신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언프리티랩스타3’의 무대 준비와 녹음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와썹의 활동도 모두 함께 했다.

“본선 무대인 ‘네스티’(Nasty)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뮤콘’ 행사가 잡혔어요. 몸도 안 좋은 상황에서 일이 겹치니까 ‘왜 이걸 다 책임지고 했지’라는 생각도 들고 회사가 원망스럽기도 하더라고요. 근데 그날 바버렛츠라는 그룹이 ‘러브 슈즈’라는 곡을 부르면서 ‘이런 무대에 처음 나온다’고 말하는데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일하고 싶고 돈 벌고 싶어서 ‘언프리티랩스타’에 나간 건데 스케줄이 겹친다고 짜증을 내고 있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어요.”

멤버들과 함께 무대 뒤에서 눈물을 훔쳤다는 나다는 ‘언프리티랩스타’를 통해서도 와썹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바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정식 컴백은 아니지만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함께 느꼈던 무대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전 와썹이라는 그룹의 색깔이 너무 좋아요. 작은 회사다 보니까 (멤버들끼리)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많아요. 금전적으로도 힘들고 환경적으로도 못 갖춘 친구들이 많아서 우리끼리 해결하는 식이었거든요. 우릴 지키기 위해서 뭉쳐있었던 거죠. 그래서 더 각별한 것 같아요. 힘든 기간을 버티면서 한 명도 탈퇴하지 않고 서로 잡아줬어요. 그래서 본선 무대에 꼭 멤버들과 서고 싶었어요. 멤버들이 무대하고 나서 엄청 울었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일어설 기회를 마련한 나다 개인의 음반은 물론이고 와썹도 재정비의 길을 걷고 있다. 오로지 꿈을 위해 딛고 일어선 나다, 그리고 이제 진짜 시작될 와썹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와썹이 ‘언프리티랩스타’ 때문에 컴백이 많이 미뤄졌어요. 컴백 일정을 조율 중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제 싱글 음원을 11월쯤 선보일 예정이고요. 앞으로 와썹 활동뿐만 아니라 나다로서도 볼거리와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보여드리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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