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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플랜·공범자들·택시운전사 “이게 실화냐?”…올해 빛 본 정치 영화
뉴스| 2017-08-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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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이게 실화냐?”

올해 개봉한 영화들을 보면 온라인상에서 떠드는 이 유행어가 떠오른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태 이후 유난히 현실인지 픽션인지 구분이 가지 않은 영화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 같이 군의 희생을 강요한 영화들이 즐비했던 지난 정부와 대조적이다. 리얼한 다큐멘터리부터 픽션을 가미한 작품까지 다양한 정치 영화들을 짚어봤다.

■ 19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 주목 받은 ‘노무현입니다’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노무현이 대선후보 자리까지 오르는 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참여정부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유시민 작가, 노무현 캠프의 참모였던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비롯해 시민들의 인터뷰로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을 그려냈다. ‘노무현입니다’는 누적 관객숙 약 180만명을 넘기며 대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 꽃미남들을 거들 뿐…한국 정치사 담은 ‘더킹’

‘더 킹’은 개봉 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미남 배우인 정우성, 조인성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현실 속 특정인물을 떠오르게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검사 박태수(조인성)가 권력의 설계자인 한강식(정우성)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더킹’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정치사를 건드린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작전을 바꾸는 캐릭터들을 보면 씁쓸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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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8대 대통령 선거를 밝히다…‘더 플랜’

현 정권이 아니라면 빛을 볼 수 있었을까. ‘더 플랜’은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부정개표 의혹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언론인 김어준이 제작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당일 남긴 기록을 조사해 자료 수집에 2년, 숫자 분석에만 2년이 걸린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더 플랜’은 극장 개봉 전에 유튜브로 무료 공개하면서 문제점을 알리는데 공을 들였다. 영화가 제기한 의혹에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진행 중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론을 분열시켜 공명선거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 올해 첫 1000만…의미 깊은 ‘택시운전사’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실상을 알리려는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까지 갔던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20일 누적관객수 1000만을 돌파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 관객 중 한 명이다. 그간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있었지만 ‘택시운전사’는 이방인의 눈으로 현실을 담담하게 터치하면서 더 큰 울림을 줬다.

■ MBC 효과 톡톡히 보는 ‘공범자들’

최근 가장 핫한 영화라면 ‘공범자들’이 아닐까. ‘공범자들’은 지난 9년간 KBS, MBC, 방송문화진흥회, YTN 등 공영방송이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망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실제 언론인이었던 최승호 MBC ‘PD수첩’ PD가 연출했다. ‘공범자들’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MBC가 만들어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 김장겸 사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원들은 명예훼손을 이유로 들며 ‘공범자들’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기각해 정상 개봉했고 여기에 MBC 아나운서, 기자들의 파업이 겹치면서 ‘공범자들’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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