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차트돋보기] 태양, 농후와 황홀 사이
뉴스| 2017-08-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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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서른 살의 태양 노래는 홀로 하얀 밤을 걷는 듯 황홀했다.

태양은 최근 정규 3집 ‘화이트 나잇’(WHITE NIGHT)을 발매했다. ‘눈, 코, 입’ 후 3년 2개월만의 솔로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태양은 지난 22일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또한 해외 아이튠즈 24개국에서 1위를 휩쓸며 자체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태양이 속한 빅뱅은 월드스타로 불릴 만큼 해외 인기가 높다. 태양 자체 역시 솔로 아티스트로서 막강한 파워를 지녔다. 빅뱅 태양과 솔로 태양은 장르적 구사에선 차별성을 두지만 음악성에 있어선 늘 높은 평가를 받는다. 직전 솔로 앨범 ‘라이즈’(RISE)의 성공은 그가 어떤 위치의 아티스트인지 증명했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한 가수라는 것이다.

이번 ‘화이트 나잇’의 타이틀곡 ‘달링’(DARLING)도 특유의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선보였다. 가요에서 접하기 어려운 코드 진행은 신선함을 안겼고, 이 멜로디 위에 부르는 사랑 가사는 공감력을 높였다. 태양의 맞춤옷 같았다. 이미 대중은 ‘눈, 코, 입’을 통해 태양에게 어떤 노래가 어울리는지 알게 됐다. ‘달링’은 ‘눈, 코, 입’과 연장선을 이루는 곡이다. 부드러움 속 강한 애절함이 담겨있다.

‘눈, 코, 입’ 때와 달라진 점도 있다. ‘달링’ 속 태양의 가창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이 들어갔다. 완급조절에 실패했다는 말이 아니다. ‘달링’은 그렇게 불러야만 하는 노래다. 거친 사랑을 표현한 ‘달링’은 지나간 사랑을 담담히 그리워하던 ‘눈, 코, 입’과는 감정선이 조금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선이 격렬하다. 태양은 그에 맞게 매 마디마디 힘을 실었고, 그 힘에 이끌리듯 중독적인 노래를 탄생시켰다.

더욱이 서른이 된 태양의 감성은 더 깊고 농후해졌다. 이는 ‘달링’뿐 아니라 수록곡에도 드러난다. ‘白夜(백야)’ ‘웨이크 미 업’(WAKE ME UP), ‘라이드’(RIDE), ‘어메이징’(AMAZIN), ‘텅 빈 도로’, ‘네이키드’(NAKED), ‘오늘밤’ 등은 장르나 감정 구사가 모두 다르다. 인트로곡인 ‘白夜’는 짧지만 폭발적 에너지를 응축시켰다. ‘텅 빈 도로’는 농후하면서 애절하다. 가창력과 감정 구사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첫 솔로곡 ‘마이 걸’(MY GIRL)과 비교했을 때 그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0년간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어울리는 옷을 찾아갔다. ‘달링’은 그 발전의 정점 같은 곡이다. ‘눈, 코, 입’이라는 전조를 거쳐 ‘달링’을 통해 ‘이게 나다’라고 말한 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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