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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잇 수다] '고백부부' 생각보다 재밌다? 金밤의 다크호스 등장
뉴스| 2017-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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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고백부부'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생각보다 재미있다. 방송 전의 우려는 기대로 바뀌었다.

13일 밤 방송된 KBS2 예능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연출 하병훈) 1회에서는 마진주(장나라)와 최반도(손호준)가 이혼 후 대학 새내기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랑해서 결혼한 마진주와 최반도는 생활에 지쳐 서로에게 실망만 거듭했다. 마진주는 육아에 지쳤고 잃어버린 청춘에 잠식됐다. 최반도는 영업사원으로서의 삶에 치중하며 마진주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 와중에 깊어진 갈등은 오해로 인해 터지고 말았다. 아이가 급성장염에 걸려 홀로 응급실에 다녀온 마진주는 최반도가 영업을 위해 병원장에게 빌려준 카드내역을 보고 불륜을 오해한다. 여기에 더해 최반도가 병원장 내연녀를 돌봐주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받게 되고 “너 때문에 내 인생이 거지같아졌다”고 이혼을 선언했다. 그 시각 병원장에게 시달리고 인간 이하 취급을 받은 최반도는 마진주의 말에 발끈해 “너 때문에 내 인생이 엉망이다”며 이혼에 동의했다.

결국 둘은 이혼했고 이혼한 날 반지를 던지는 순간, 타임슬립이 시작됐다. 다음날 눈을 뜬 두 사람은 1999년으로 돌아가 대학 새내기로 다시 한번 삶을 살게 됐다.

‘고백부부’는 원작 웹툰인 ‘한번 더해요’의 드라마 버전. 이 때문에 원작팬들은 19금 웹툰인 원작을 언급하며 ‘고백부부’가 그 맛을 잘 살릴 것인지 우려했다. 하지만 ‘고백부부’의 첫회는 성공적이다. 배우들의 안정적 연기와 더불어 ‘응답하라’ 시리즈로 시작된 복고의 마지막 지점으로 시청자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장나라는 최강 동안으로 20대와 30대 후반을 자유롭게 오갔다. 특히 온 세상이 된 아이를 돌보며 육아에 지치고 힘든 초보 엄마의 마음을 공감대 있게 그려냈다. 로맨틱 코미디의 달인답게 다소 빠른 전개 속에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눈물연기와 코믹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갔다. 손호준도 비참하고 비굴하게 살아가며 삶에 찌든 30대 가장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어색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직장과 가정에 신경 쓰기 힘든 가장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예능에선 착하기만 했던 손호준은 드라마 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뛰놀며 캐릭터의 맛을 살렸다.

뻔하고 식상할 것으로 우려받았던 ‘타임슬립’ 소재는 호재로 작용할 듯 보인다. 디테일을 살린 음악과 소품은 3040 세대를 설레게 했다. 특히 ‘타임슬립’ 막차 격인 1999년이란 시점이 주효했다. 최근의 복고 드라마들은 너무 먼 과거를 조명하며 시대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가장 최근의 ‘란제리 소녀시대’ 역시 그랬다. 하지만 ‘고백부부’는 1999년을 조명, 가깝고도 먼 과거를 재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힙합’ ‘오렌지보이’ 등 추억의 만화부터 플로피 디스크, 이제는 볼 수조차 없는 비디오테이프 등으로 3040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다소 어수선한 전개로 흘러간 1회는 마진주와 최반도의 되돌아간 삶이 얼마나 벅차고 행복한 것인지를 조명했다. 2회에서는 서로를 외면하고 지나쳐 간 마진주와 최반도가 서로가 기억을 지니고 있는 것을 모른 채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특히 ‘고백부부’는 예능드라마이면서도 모친을 잃은 마진주가 과거로 돌아가 다시 만난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장면, 육아로 벌어진 부부의 갈등 등을 밀도있게 그려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고백부부’ 첫방에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대박 예감” “생각보다 재밌다” “추억에 빠져있었다” “울컥하면서 재밌는 드라마”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백부부’가 앞으로의 전개에서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으며 ‘응답하라’ 인기의 명맥을 잇는 수작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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