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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자 Pick] 야망이 드러낸 권력의 맨 얼굴 '마지막 패리시 부인'
뉴스| 2017-12-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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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지막 패리시 부인'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인간은 누구나 똑같은 방식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그 방식은 죽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삶의 질은 다르다. 왜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는 막대한 부와 명예를 지니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누구는 가진 것이 없어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삶을 짐처럼 이고 가야 하는 걸까. 15개국에 판권이 계약된 한 스릴러 소설이 대담하게도 이같은 인간의 삶에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인간의 삶이 다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시작해 주어진 조건이 어떠하든 세상에 나온 이상 인간으로서 어떤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지를 논하는 작품이다. 선악과 빈부, 사랑과 미움, 유혹과 질투 등 인류의 고질적 고민들을 짚어나간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은 총 세 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는 앰버 패터슨의 이야기, 2부는 대프니 패리시의 이야기, 3부는 앰버와 대프니, 두 여성의 이야기다. 희대의 악녀 앰버, 그리고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 아픈 비밀을 품고 있는 대프니. 상반된 두 사람를 통해 부와 권력의 이면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앰버 패터슨은 미주리의 작은 마을 출신이다. 그녀는 지극히 평범해서 어디에 있어도 배경과 섞여 보이지 않는, 익명과도 같은 삶에 지쳐 있는 인물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환경에서 하루하루를 나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 그녀는 대가 없이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는 이 곤궁한 일상에서 탈주해 스스로 받아 마땅한 보상을 누리겠다고 마음먹는다. 앰버가 설정한 목표물은 잭슨 패리시. 그는 부동산계의 거물로 막대한 부는 물론 수려한 용모와 매너, 사교성까지 갖춘 보기 드문 남성이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이미 아내인 대프니 패리시가 있다. 금발과 파란 눈에 패리시가(家)의 많은 돈과 권력, 잭슨 패리시까지 차지한 대프니를 보며 앰버는 그 자리가 자기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늘 꿈꿔온 모습을 형상화한 듯 부유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패리시가를 통째로 가로채기 위해 대담하고도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첫 번째로 실행할 것은 가족의 안주인인 대프니를 산 채로 집어삼키는 것이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의 저자는 자매다. 린 콘스탄틴과 발레리 콘스탄틴 자매는 그리스 출신 할머니에게서 들은 옛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거기에 자신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더해 리브 콘스탄틴이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

소설은 큰 야망을 품고 그것을 실현하는 데 방해되는 대상은 수를 가리지 않고 제거하는 인물을 통해 누구나 동경할 만한 부와 권력을 지닌 특권계층의 화려한 삶과 그 맨얼굴을 보여준다. 거기서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탄탄하고 농밀한 동시에 흡인력까지 갖춘 이야기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획득한 이 데뷔작은 폴란드, 스위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 등 15개국에 판권이 계약됐다. 리브 콘스탄틴 | 나무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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