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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정민 “'갓병헌'과의 연기, 매 순간 놀라웠다”
뉴스| 2018-01-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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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사진=CJ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이렇게 변하지 않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변한 게 없어요”

박정민은 변한 게 없다고 했지만 2015년 개봉한 영화 ‘동주’는 그의 진면목을 제대로 발견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동주’로 박정민은 그 해의 주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석권했고 2018년에 개봉하는 영화만 4편이 된다.

“허상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2017년에 굉장히 바쁘게 일을 했는데 어느 순간 ‘동주’라는 영화가 가져다 준 게 이런 거구나 느꼈어요. 분명 화제는 됐지만 많은 분들이 본 영화가 아니라 내 인생에 많은 변화를 줄까 생각했는데 많은 걸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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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을 비롯해 ‘염력’ ‘변산’ ‘사바하’까지 2018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립영화, 단편영화를 많이 해왔던 박정민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기를 봐주길 바랐고 상업영화 주인공이라는 목표도 있었다. 그 목표는 이미 이뤄졌다. 찾는 곳이 많아졌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그 안에서 박정민의 고민도 짙어졌다.

“내가 연기하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 게 꿈이었어요. 오해 살 수도 있는 말이긴 한데 그게 솔직한 거였죠. 상업영화 주인공을 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는데 막상 하게 되니까 생각만큼 기분이 좋기만 한 일은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짊어져야 하는 짐이 크다는 걸 느꼈죠”

힘들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도 있었지만 박정민은 결국 힘들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일을 쉬지 않고 하는 것, 꿈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금의 목표는 그 짐을 짊어지고도 행복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에요. 그런 롤을 맡을 수 있다면 그 짐을 짊어지고 재미있게 소통하면서 연기하는 게 꿈이에요. 아직까진 연기가 재밌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쉬지 않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엔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 자체가 건방지단 생각도 했어요. 예전엔 일이 없어서 힘들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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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 속의 ‘갓병헌’”

‘그것만이 내 세상’은 본격적인 박정민의 상업영화 도전작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를 앓고 있는 피아노 천재 진태 역을 맡았다. 쉽지 않은 캐릭터를 위해 박정민은 피아노를 배우고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정말 어린아이처럼 ‘형이 이병헌이래’라고 해서 결정했는데 의욕이 앞선 선택이었죠. 출연을 결정하고 나니까 부담이 몰려오더라고요. 좋다고 쉽게 선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죠”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캐릭터는 ‘말아톤’ 조승우나 ‘굿닥터’ 주원 같이 이미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은 배우들이 연기를 해왔다.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어가야 하는 입장인 박정민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캐스팅이 되고 나서 그 분들이 했던 캐릭터를 피해가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래서 특정 증상이 아닌 일반적인 특징을 소화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번트증후군 연기한 분들도 이 과정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비슷할 수도 있으니 애써 피하지는 말자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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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박정민은 이병헌과 남다른 케미를 발산한다.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진태가 조하(이병헌)에게 복싱을 배우는 신은 애드립으로 완성된 장면이다. 대선배와 호흡을 맞춰본 박정민은 ‘갓병헌’이라며 이병헌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표했다.

“존경하는 선배와 합을 맞춰보는데 누군가 좋아해주니까 기분이 묘했어요. 매순간 느꼈어요. 너무 잘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한 장면을 찍어도 다 달라서 놀라웠어요. 내 마음 속엔 ‘갓병헌’이 있었어요”

힘든 과제였지만 박정민은 잘 해냈다. 피아노를 처음 만져 본 박정민은 극중에 등장하는 피아노 연주신을 모두 소화해냈고 대선배들과의 호흡을 통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처음 ‘그것만이 내 세상’ 진태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으로 뒀던 목표도 이뤄냈다. 이제 관객들의 평가만이 남았다.

“내가 연기하는 아이와 그의 가족, 복지사들이 봤을 때 불쾌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우선이었어요. 너무 과하지도 모자르지 않게 그 선을 지키는 게 문제였죠. 사실 피아노 보다 그게 더 스트레스였어요. 쇼케이스 때 몇 분이 오신 것 같은데 괜찮게 얘기를 해주셨어요. 복지사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고맙더고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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