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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동건 “‘7년의밤’으로 슬럼프 극복…고소영에 늘 고맙고 미안”
뉴스| 2018-03-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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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밤 장동건(사진=CJ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20대 장동건에겐 너무 고민하지 말고 더 즐기라고 해주고 싶네요”

데뷔한지 어느덧 25년이 지났지만 장동건은 톱스타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데뷔작부터 대박을 쳤고 이후 한국의 대표적인 미남스타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장동건은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꿈꿔보지도 않았던 배우의 길로 들어오게 되면서 혼나며 연기를 했어요. 혼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걸 억지로 했죠. 연기가 해내야 하는 과제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20대가 길게 느껴지나 봐요. 지금은 대중들의 시선에서 살짝 비껴나 있어서 편안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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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타였던 장동건은 톱배우인 고소영과 결혼했고 어느덧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됐다.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청춘스타가 아닐지 모르지만 장동건은 여전히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장동건은 현재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지금 생활이 너무 좋아요. 요즘엔 인생이 별거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루 24시간 동안 기분 좋은 시간이 늘어나면 행복한 것 같아요. 아내에겐 항상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하죠. 그녀 역시 배우니까요. 많은 부분 자신을 희생하면서 아이를 케어했는데 그런 부분이 미안하면서도 고마워요. 그래서 배우로 다시 복귀했을 때 굉장히 좋았어요. 잠도 못자고 촬영장에 가는데도 너무 행복하게 나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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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가장 나쁜 사람일까요? 재미있는 생각의 여지가 있죠”

인간 장동건으로도 행복하고 안정적인 시기지만 배우 장동건에게도 만족감이 넘치는 때이다. 한때 연기가 재미없는 지독한 슬럼프를 앓았던 장동건은 ‘7년의 밤’을 통해 그 어려움을 극복했고 여한이 없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내 자신에게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는 게 가장 크죠. 또 어떤 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없다고 생각했던 모습을 발견했어요. 다시 현장이 재미있기 시작하고 연기하는 즐거움이 생겼던 것 같아요.”

한 순간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이야기를 그린 ‘7년의 밤’은 장동건의 말처럼 그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비뚤어진 부성애와 지독한 복수심을 가진 오영제를 보여주기 위해서 M자 탈모까지 시도했다.

“헤어라인은 추창민 감독이 제안했는데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어요(웃음) 머리를 미는 건 문제가 아닌데 변신을 위한 변신처럼 보여질까봐 우려했죠. 촬영 스틸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해놨는데 3살 딸이 보고 아빠라는 생각은 못하고 괴물이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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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적 변화뿐만 단순한 사이코패스로 보기엔 힘든 오영제의 극단적 감정을 보여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유정 작가의 원작과 달리 영화 ‘7년의 밤’ 속 오영제는 좀 더 인간적으로 관객들의 이해를 구한다. 배우가 연기하기엔 더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원작과 다르기도 하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동기나 심리가 선명한데 오영제는 불명확했어요. 단순히 ‘사이코패스니까’라고 하기엔 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죠. 그래서 촬영 때 오영제가 어떤 사람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갔어요. 한결 한결 쌓아가면서 이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었죠.”

장동건이 오영제를 단순한 악역으로 규정하지 않았듯 ‘7년의 밤’은 각 캐릭터마다 복합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준다. 장동건은 그 지점에서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악인이 피해자가 되는 아이러니가 있죠. 추창민 감독 역시 그런 걸 노렸던 것 같고 이 영화의 재미있는 지점이에요. 진짜 이 중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해보면 재미있어요. 법적 잘못만 따지며 오영제는 납치, 감금, 아동학대정도인데 최현수는 생명을 앗아간 사람이에요. 선악에 대해서 누가 나쁜 사람일까 보면 재미있는 생각 여지가 있는 작품입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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