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소희의 B레이더] 참깨와 솜사탕, 어쿠스틱 밴드의 한계를 넘다
뉴스| 2019-02-09 11:00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68. 금주의 가수는 참깨와 솜사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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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m 앞, ‘참깨와 솜사탕’을 만나기 전

이름: 참깨와 솜사탕

멤버: 최기덕(보컬, 기타, 작곡, 작사), 박현수(퍼커션, 편곡), 유지수(보컬, 작사, 작곡)

데뷔: 2010년 9월 24일 ‘참깨와 솜사탕’

대표곡: 첫 번째 미니앨범 ‘속마음’ 수록곡 ‘키스미’

디스코그래피 요약: 미니 ‘마음거리’(2014), 정규 ‘까만 방’(2015), 싱글 ‘까만 방, 남은 이야기’(2016), 정규 ‘붕-’(2018)

특이점: ▲2017년 9월부터 싱글 프로젝트 ‘붕-’ 시작 ▲지난해 연말 서강대 메리홀에서 규모를 확장한 단독 콘서트 개최

해시태그: #솜사탕 같은 서정성 #동시에 묵직한 참깨맛 같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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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m 앞, 미리 보는 비디오

정규 2집 앨범 ‘붕-’ 타이틀곡 ‘소년’ 뮤직비디오다. 한 남자가 손전등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비추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불빛은 어떤 편지로, 벽으로, 시계로 향한다. 이 남자는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찾고 있는 느낌이다. 이윽고 남자는 안경을 쓰고 배경은 어스름한 빛과 어둠이 깔린 들판에 서 있다. 그 무엇을, 누구를 찾아가려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홀로인 외로움을 나타내는 것일까. 참깨와 솜사탕의 발랄한 면모보다 서정적이고 차분한 마이너 감성이 돋보이는 곡과 어울리는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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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m 앞, ‘완성된 퍼즐’이 농익기까지 하면

참깨와 솜사탕은 이미 데뷔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베테랑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견됐으면 하는 가수로 손꼽힌다. 그 이유는 바로 흐르는 시간에 따라 자신들만의 퍼즐 난이도를 발전시킬 수 있어서다.

보통 가수에게 활동은 하나의 퍼즐판을 두고 앨범을 낼 때마다 한 조각씩 채워 넣는 식과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가수의 색깔이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참깨와 솜사탕은 이미 퍼즐을 완성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이들은 ‘딱좋아’ ‘계절의 시작’ ‘두리두리’ 등 밝은 곡뿐만 아니라 ‘못된 놈’고 같은 도전적인 곡, ‘없잖아’ ‘사진은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 ‘풀 보이(Fool boy)’ ‘서로의 새벽’ ‘장난감’ 등 차분하고 짙은 감성의 곡까지 처음부터 모든 분위기와 장르를 아울렀다.

참깨와 솜사탕만의 마이너한 감성은 이렇게 다양한 곡들을 한 데 감싸 안는다. 그 바탕이 되는 다이내믹한 편곡은 때로는 어쿠스틱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때로는 어둡게 표현되며 어쿠스틱 밴드의 한계를 뛰어 넘게 만든다.

그렇게 참깨와 솜사탕은 자신들의 색깔을 토대로 퍼즐 한 조각이 아닌 다양한 퍼즐판을 만들어왔다. 앨범을 낼 때마다 완성된 퍼즐의 그림이 달라지거나 난이도가 높아지는 식으로 변화를 준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발표한 지난해 11월 낸 정규 2집 앨범 ‘붕-’은 그간 보여준 참깨와 솜사탕의퍼즐을 모두 능가하는 작품이다. 이 앨범에는 ‘키스미’처럼 밝은 곡부터 ‘공놀이’ 같은 서정적인 곡, ‘못된 놈’ 같은 도전적인 음악이 모두 담겨 있는데 그 밀도가 이전 앨범보다 높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것들이 100피스, 200피스짜리로 투박하게 완성된 퍼즐이었다면 ‘붕-’은 지금까지의 경험치를 바탕삼아 훨씬 많은 조각으로 정교하게 짜 맞춘 판이다.

이렇게 참깨와 솜사탕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만의 색깔에 확신을 부여하고 좀 더 구체화하는 중이다. 이는 이들의 지난 노래를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또 지금의 노래를 들으면 농익었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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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만났다, 참깨와 솜사탕

추천곡 ‘나의 별’:
정규 2집 앨범 ‘붕-’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다. 기존 참깨와 솜사탕의 기분 좋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러면서도 다르다. 특유의 마이너한 정취와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녹아들어 완전한 ‘참솜표’ 러브송이 완성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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