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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이종석, 꽉 닫힌 ‘해피엔딩’에도 아쉬운 이유
뉴스| 2019-03-1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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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과 이종석의 로맨스가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으나, 분량 조절의 실패가 아쉬움을 남겼다.

17일 방송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최종회는 강단이(이나영)가 ‘겨루’에 재입사하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동기 박훈(강기둥) 오지율(박규영)을 비롯한 직원들이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한 가운데 차은호(이종석) 역시 강단이에게 손하트를 보내며 설렘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강병준(이호재) 작가의 진실도 모두 밝혀졌다. 차은호는 지서준(위하준)에게 강 작가가 알츠하이머를 앓았다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이에 그간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고 오해했던 지서준의 마음도 풀렸다.

그러나 강 작가가 세상을 떠나면서 차은호와 지서준 모두 슬픔에 잠겼다. 대신 차은호가 강 작가의 연보를 쓰고, 지서준이 강 작가의 대표작 ‘4월 23일’ 표지를 새로 디자인하는 것으로 이별의 아픔을 극복했다. 또한 강단이와 송해린(정유진)이 각각 차은호와 지서준의 곁을 지키며 위로가 되어주었다. 특히 지서준과 송해린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강단이와 차은호의 사이도 깊어졌다. 차은호는 독립을 준비하는 강단이에게 “나갈 거면 나 데리고 나가라. 나 혼자 그 큰 집에서 어떻게 사냐. 이번에는 내가 빌붙겠다. 나 있는 데가 강단이 집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건 강단이 있는 곳이 내 집이라는 뜻도 된다”고 직진을 보냈다.

강단이는 출판사 마케터로서도 우뚝 서게 됐다. 처음 작업한 ‘식물의 속마음’이 출간하게 된 것. 앞서 강단이에게 매출이 되지 않는 책을 만들었다고 놀렸던 김재민(김태우)은 “‘식물의 속마음’ 같은 책 만들고 싶어서 다른 책 만들어 돈 버는 것”이라며 “베스트셀러는 반짝하고 말지만 ‘식물의 속마음’은 스터디셀러,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이 될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기쁜 소식을 전한 이후, 차은호는 ‘겨루’ 식구들 앞에서 강단이와의 연애 사실까지 알렸다. 김재민과 고유선(정유미) 역시 사귀는 사이라고 공표했다. 그런가 하면 에필로그에서는 박훈과 오지율이 연애까지 암시하면서 모두가 사랑을 이루는 결말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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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 저조한 시청률에도 이나영·이종석의 만남이 갖는 의미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방영 전부터 배우 이나영과 이종석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다. 톱스타 이나영이 9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인 데다 이종석 역시 안방극장의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하는 만큼 시작부터 높은 화제성을 자랑한 것이다.

그러나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성적은 다소 저조했다. 1회 시청률 4.3%로 시작해 지난 15회 시청률 5.0%를 기록하기까지,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자체 최고치는 6.3%(14회)에 그쳤다.(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이하 동일) 용두사미라는 혹평을 들으며 물러났던 전작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최고 시청률 10.0%)보다도 못한 수치라 아쉬움을 남겼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흥행에 실패한 원인은 최근 안방극장 트렌드와 비교했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일상 속 연인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젊은 세대의 공감을 산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의 제작진 정현정 작가·이정효 PD가 만든 이야기이다. 이에 ‘로맨스는 별책부록’ 역시 출판사를 배경으로, ‘책’이라는 소재가 풍기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주인공들의 사랑과 연관시켜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요 근래 크게 인기 끈 작품들이 자극과 신파를 전면에 내세운 것과 분명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하지만 ‘로맨스는 별책부록’ 최종회에서 차은호의 대사를 통해 “많이 팔리진 않아도 세상에 내놓는 것만으로 가치 있는 책, 상대적으로 적은 독자가 읽어도 그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햇다. 수치로 나타나는 시청률만으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작품성을 평가 절하할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주연 배우 이나영과 이종석은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하여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를 보여줬다. 신비로운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이나영은 이른바 ‘경단녀’ 강단이를 통해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우리 사회 기혼 여성의 삶을 대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가 하면 이종석과도 남다른 케미스트를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여기에는 ‘로맨스는 별책부록’ 차은호 역할로 정통 로코 장르에 처음 도전한 이종석의 공도 크다. 이종석 특유의 캐릭터 소화력이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했다. 무엇보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이종석에게는 ‘장르물’로 꽉 찼던 필모그래피에 ‘로코’ 장르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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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아쉬웠던 분량 조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또 다른 매력은 생생히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에 있었다. 자기 삶을 개척하려는 30대 후반 여자 주인공 강단이를 필두로 남자 주인공 차은호도 동화 속 ‘백마 탄 왕자님’과 같이 로맨스 남자 주인공의 뻔한 틀에 갇히지 않았다. 주체적인 강단이와 그의 자립을 응원하는 차은호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또한 두 주인공과 사각관계로 얽힌 송해린이나 지서준이 ‘악역’으로 소비되지 않았던 것도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가진 매력 중 하나였다. 이 외에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주요 배경지인 도서출판사 ‘겨루’ 식구들의 이야기도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다소 주책맞은 성격의 김재민 대표부터 얼음마녀 고유선 이사를 비롯, 봉지홍과 서영아, 극 중 단이와 입사 동기로 풋풋한 에너지를 보여준 박훈·오지율 등이 그 예다. 이처럼 선한 인물들이 어울리는 모습에서 만들어진 시너지가 드라마 자체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줬다는 평가다.

다만 너무 많은 인물이 각자의 사연과 매력을 갖고 있었던 탓에 분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브 커플’로 분류되는 송해린과 지서준의 관계 변화나, 지서준의 출생의 비밀 등의 내용이 ‘메인 커플’ 강단이와 차은호의 로맨스만큼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최종회 역시 송해린과 지서준이 만나는 모습을 강단이와 차은호 중심의 장면보다 더 많이 내보낸 ‘로맨스는 별책부록’. 끝내 드라마 제목처럼 강단이와 차은호의 로맨스가 ‘별책부록’에 그쳐버린 모양새라 시청자들 사이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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