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몽’ 뭉클했던 독립운동史, 초반 부진이 남긴 아쉬움
뉴스| 2019-07-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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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몽’이 담은 메시지가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제대로 빛내지 못한 연출력의 부재가 아쉬움을 남긴다.

13일 방송된 MBC 토요드라마 ‘이몽’에서는 마쓰우라(허성태 분)의 총에 맞았던 이영진(이요원 분)과 김원봉(유지태 분)이 의식을 찾고 재회했다. 이후 암살 계획을 세운 두 사람은 마쓰우라에게 총을 겨누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영화 ‘밀정’ ‘암살’에서 잠깐 등장했던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몽’에 대한 관심은 컸다. 해방 후 월북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원봉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룰지 궁금증을 모았으며, 200억이라는 제작비가 선사할 스펙터클함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 초반 짜임새 있는 전개가 보이지 않아 혹평을 받았다. 특히 일본 의사로 일하면서 밀정으로 활동하는 이영진 캐릭터가 흥미로웠지만, 이 설정을 살릴 만한 심리 묘사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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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항일 투쟁이라는 커다란 목표만 있었을 뿐, 여기서 오는 갈등이나 고뇌, 인간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았고, 극이 풍성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이야기를 단순화한 만큼 김원봉, 이영진이 선사하는 액션의 완성도가 중요했다. 독립투사들의 절박한 싸움이 선사한 긴장감은 있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그 자체에서 나오는 긴박감이 있었지만 그 이상의 시선을 끌만한 연출력은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아쉬움은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1, 2회에서는 5%, 7.1%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차 하락해 방송 내내 4~5%를 전전했다. 3%대로 떨어진 회차도 있었다.

경성구락부 가수 미키(남규리 분)와 후쿠다(임주환 분) 등 독립운동을 위해 싸워나가는 길목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면서 이야기가 탄력을 받았을 때도 한 번 외면한 시청자들의 눈길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유지태, 이요원의 안정적인 연기력은 소재의 묵직함을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본인의 딸로 독립운동을 돕는 이중적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 남규리의 존재감도 빛났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의미 있는 소재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연출력이 아쉬움을 남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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