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씨네;리뷰] ‘라이온 킹’, 디즈니 실사 영화의 가능성과 한계
뉴스| 2019-07-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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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라이온 킹'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라이온 킹’은 디즈니의 완벽한 기술력이 전시된 영화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사바나 초원의 압도적인 비주얼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의 재기 발랄함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는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후반부 감동도 원작보다 떨어진다. ‘라이온 킹’은 디즈니 실사화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작품이 됐다.

실사화의 새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보인 ‘라이온 킹’은 그에 맞는 완벽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디즈니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들여 100% CG로 작업한 이 영화는 동물들의 털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움직일 때마다 꿈틀대는 근육은 실제 사자보다 더 진짜 같은 느낌을 준다.

도입부 사바나 초원 풍광은 ‘라이온 킹’이 나아갈 방향을 단번에 보여준다. 카메라가 한 번에 포착하지 못하는 심도까지 표현이 가능했기 때문에 초원의 규모가 한눈에 느껴졌고, 대자연이 주는 감동도 그만큼 크다.

특히 물소 떼가 심바와 무사파를 덮치는 원작의 명장면이 실제처럼 스크린에 펼쳐지는 것을 볼 때면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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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라이온 킹' 스틸



그러나 마치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생생함에는 이견이 없지만, 캐릭터들의 매력도는 떨어진다.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된 동물들의 풍부한 표정은 실제처럼 구현된 이번 영화에서는 표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목소리 연기가 그 단점을 어느 정도는 상쇄하지만,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노래가 주는 감동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 티몬과 심바 콤비가 선보이는 익숙한 테마곡 ‘하쿠나 마타타’가 원작만큼의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정글북’ ‘알라딘’에서 보여준 실사 영화의 성취는 있었지만, 모든 주인공이 동물로 채워지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표정을 볼 수 없어 그들의 감정 표현에 한계가 있었고, 떨어지는 몰입도는 자연스럽게 영화 전체의 재미를 낮춘다.

내용이 원작과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쉽다. 오로지 비주얼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데, 스펙터클한 비주얼을 보는 재미가 2시간 내내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을 실제로 구현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진보한 기술력이 연 실사 영화의 가능성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라이온 킹’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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