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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성(性)] 무리한 라운드와 탈수, 방광염의 위험
뉴스| 2015-04-01 06:32
요즘은 인식이 많이 개선돼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소변과 관련된 비뇨기 질환의 경우 비뇨기과 진료를 받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예전에는 비뇨기과는 남성들 만의 병원이라는 인식이 강해서인지 여성들이 선뜻 비뇨기과를 찾기 힘들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들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료를 보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비뇨기과를 찾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방광염'이다. 방광염은 말 그대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갑작스러운 빈뇨,잔뇨감,소변을 참을 수 없는 증상,하복부의 통증이나 불편감,혈뇨 등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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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도 건강할 때 관리해야 한다. 사진은 예전 축구공의 대체로 쓰이기도 했던 돼지 방광.


사실 방광염은 여성의 절반이 평생 한 번 이상은 앓고 지나갈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그러나 감기나 근육통처럼 밖으로 드러내기 쉬운 질환이 아니다 보니 의외로 이 질환에 대해 모르고 사는 분들이 많다. 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 여성들 사이에 흔하다.하지만 여성 골퍼들 중에서도 무리한 라운드 후에 발생한 방광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방광염은 큰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혹은 탈수 등으로 인해 방광 내의 세균과 노폐물들이 제대로 배설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특히 여성 골퍼들의 경우 무리한 라운드는 피하고,라운드 중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 주는 것이 좋다.

방광염이 여성에게 더 흔한 이유는 몸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방광염은 주로 직장이나 항문의 균들이 요도를 타고 올라가 방광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와 항문 간의 거리가 짧다. 게다가 요도의 길이 자체도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짧다. 따라서 균의 입장에서는 침투가 더 용이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탈수와 스트레스 이외에도 성관계나 잦은 비데 혹은 세정제의 사용이 방광염의 위험 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방광염을 자주 앓는 사람의 경우,성관계 이후에 꼭 배뇨를 하거나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먹어보는 방법이 추천된다. 또한,화장실에서 배변 이후 뒷처리를 할 때 휴지를 요도에서 항문 쪽으로 닦는 것이 추천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가 큰 방법이다.

방광염은 대개는 간단한 약물과 휴식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방광염이 호전되었음에도 혈뇨가 지속되거나, 중년 여성에게서 소변이 급한 절박뇨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혹 방광에 종양이 있거나 혹은 간질성 방광염 같은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감기 만큼이나 너무나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여성들은 남모를 고통만을 받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비교적 쉽고 생활 습관의 교정으로 재발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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