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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성(性)] 필드에선 걷는 게 좋을까, 카트를 타는 게 좋을까?
뉴스| 2015-07-22 06:01
군 골프장은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되곤 한다. 국방을 담당하는 군인들을 위한 당연한 복지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사병보다는 직업 군인들에 치우친 복지라는 비판도 있다. 아무튼 군 골프장은 '체력 단련장'이라는 용어로 불리는데, 그 명칭답게 많은 군골프장에서는 카트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질문이 머리를 스친다. 골프를 치면서 카트를 타고 다니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카트 없이 걸어서 라운딩을 하는 것일 좋을까? 여러 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적어도 비뇨기과 적으로는 장시간 카트를 타는 것이 썩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장시간의 라운딩을 하는 골프의 특성상, 카트에 오래 앉아 있거나 혹은 울퉁불퉁한 필드를 딱딱한 카트 의자에 앉아 돌아다닐 경우 회음부에 자극과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회음부는 고환과 항문 사이의 신체 부분을 말한다. 특히 회음부가 장시간 압박될 경우에는 전립선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실 꼭 카트만이 아니라도, 장시간 앉아 있는 행위 자체는 전립선염의 중요한 원인이 되곤 한다. 회음부의 바로 안 쪽에 전립선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회음부가 압박될 경우 전립선 주변의 혈액 순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전립선 주변의 신경 근육에도 좋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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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앉아있는 행동은 전립선염을 유발한다.

그래서일까? 진료실에서 진료를 보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전립선염으로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들의 직업이 일정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회사원, 장시간의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나 대학원생, 그리고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사 들이다.

전립선염은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소변 기능의 이상, 골반과 회음부의 통증 및 불편감, 그리고 성기능 장애이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성기능 장애가 발생할 경우 전립선염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립선염이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현대인의 15%가 전립선염을 앓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한 번 쯤은 증상을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립선의 건강을 위해서는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필자는 전립선염 환자분들에게 두 시간 이상 앉아 있지 말라고 조언한다. 타이머 등을 이용해서 2시간 앉아 있으면 10~20분은 일어서서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방석의 가운데가 뚫려 있는 전립선 방석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또한 회음부에 많은 압박이 갈 수 있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승마 등은 특히 회음부 압박을 일으킬 수 있다. 오죽하면 자전거에 “전립선 안장”이라는 것이 나올 정도이다.

따라서 골프장에서도 전립선 건강과 성 건강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카트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되도록 걸어서 라운딩을 하는 것이 좋다. 사실 하루 20분 정도의 조깅이나 빨리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골반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전립선염과 성기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비뇨기과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리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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