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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WC] 정정용호는 처음부터 줄곧 ‘원팀’을 외쳤다
뉴스| 2019-06-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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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하 한국 대표팀이 4강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승리 후 태극기를 펼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모두 한 팀이 됐기에...”,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감독부터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하나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진출을 달성한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팀 분위기 상으로도 좀 특별한 구석이 있다. 먼저 정정용 감독은 대회 키워드로 ‘어게인 1983’을 외쳤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의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선수들은 이강인을 필두로 더 높은 목표를 외쳤다. “4강보다는 우승을 목표로 삼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감독과 선수들은 축구팬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원팀 정신으로 뭉쳤다. 대회 전 국민들의 관심은 2년 전 한국에서 열렸던 대회에 비해 떨어졌지만 말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언론의 관심은 ‘팀’ 정정용호보다는 ‘이강인’에 초점이 향했다. 이강인이 올 시즌 발렌시아 성인팀과 정식 계약 체결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정용 감독은 이에 조심스러워했다. 정 감독은 “관심이 (이)강인이에게 맞춰져 있어 옆에 가질 못하겠다”면서 “같이 사진이라도 찍힐까 조심스럽다”고 했다.

정 감독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과한 관심이 자칫하다간 독이 되기도 때문이다. 대표팀은 이강인‘만’의 팀이 아닌, 이강인을 포함한 21명 엔트리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이다. 이강인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21명 중 일부일 뿐이다. 오히려 이강인을 제외한 선수들이 월드컵을 위해 2년간 더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면 흘렸다.

대회가 시작되자 정정용호가 순항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게 0-1로 패했지만,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1-0), 아르헨티나(2-1)를 꺾더니 16강 일본(1-0), 8강 세네갈(3(3PSO2)3)을 차례대로 무너뜨렸다. 이강인은 당연히 선수단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정작 이강인은 공식 석상에서 항상 ‘형’을 먼저 언급했다. “좋은 형들이고, 왜 형들이 형들인지 보여준 것 같다”, “처음부터 형들을 믿었다. 형들의 능력을 알았기 때문에...”라며 공력을 팀으로 환기했다.

수장 정정용 감독은 인터뷰 때마다 줄곧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은 감독부터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하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로를 신뢰하는 원팀이 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선수단 내부 분위기도 이런 방향으로 중심이 잡혔다. 결승전을 앞두고 골키퍼 박지민, 최민수를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이규혁만 월드컵 잔디를 밟지 못한 상황. 뛰고 싶은 마음에 불만 있을 법도 하지만, 이규혁은 먼저 나서서 “내가 영웅이 되지 않아도 좋다”며 “1분도 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올 수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우리는 원팀이니까”라며 하나 됨을 외쳤다. 결승으로 이끈 결승골을 넣은 최준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두 한 팀이 됐기에 가능했다”며 운을 뗐다.

정정호 감독 스스로 ‘꾸역꾸역팀’으로 묘사한 잘지지 않는 팀은 바로 원팀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원팀’은 이제는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전 상대는 우크라이나.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우츠 스타디움에서 트로피 주인공이 정해진다. “동료들과 첫 소집할 때부터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끝까지 간다. 우리가 우승하겠다”는 최준의 당찬 인터뷰처럼 ‘원팀’은 이제 우승까지 마지막 한 발자국만 남겨놓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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