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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쿠바③] (3) 쿠바에 한국배구도 알렸습니다
뉴스| 2019-10-0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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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자 배구의 레전드 레글라 토레스(Regla Torres)와 함께 사진을 찍게 돼 무척 행복했다.토레스는 20세기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취재가 끝난 후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현재는 은퇴했지만 국제심판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호세 파르도(Jose pardo)라는 분이 노트북을 들고 나를 찾아왔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던 쿠바 배구선수들의 영상을 자신이 모아놨는데, 이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영상을 시청하는 내내 신이 난 듯 계속 배구얘기를 했다. 정말 배구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내가 한국에서 뛰었던 쿠바 선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정말 인기가 많고 유명하다고 말하자, 그는 따라오라고 하더니 시몬과 산체스의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과 기사를 보여줬다. 흡사 자기가 그들의 에이전트인양 신이 난 모습이었다.

배구를 사랑하는 쿠바인

참고로 쿠바에서 배구는 인기스포츠다. 배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많이 돌아다녔는데, 어디서 누구를 잡고 배구에 대해 물어도 천절하게,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주려고 했다. “배구는 쿠바의 대표스포츠 중 하나”라고 말하는 쿠바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

또 훈련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지도자들은 조금도 강압적인 분위기를 보이지 않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선수들은 즐겁게 훈련을 했다.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선수들의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고된 훈련을 강조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10년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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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과 산체스의 옛 사진과 기사.


한국배구도 홍보

나는 쿠바 배구를 열심히 취재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배구를 그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사실 먼저 알리고 싶었지만 그들이 먼저 물어왔다. 그리고 쿠바 배구인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물었다. 혹시 한국이 ‘Friendly Match(친선경기)’를 주최하고자 한다면 응할 생각이 있는지. 대답은 한결 같았다. “국가에서 허락한다면 언제든지 좋다. 교류를 하며 서로에게 배울 점을 찾아 공유한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수준 높은 국가와 친선경기를 하는 것은 한국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세계 배구여행을 하며 다른 국가에 한국 배구를 최대한 알리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계 배구여행의 첫 번째 나라 취재가 마무리됐다. 많은 탈도 있었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 뿌듯하다. 비록 성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지 못했지만 그 외적으로 얻은 것들이 많아 감사하다. 낯선 동양인이 불쑥 찾아왔음에도 따듯한 시선을 보내고, 친절함을 베풀어준 쿠바 배구 모든 관계자들과 감독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에게 이 글을 통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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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타지에서 배구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쿠바 체육회 소속의 포토그래퍼 Morejon 씨(오른쪽)와 한 컷.



P.S. 이제 페루로 떠난다. 쿠바에서 페루를 다녀온 각국 여행자들에게 물었다. ‘페루에서 배구는 인기가 있나요?’라고. 대부분 이런 답이 돌아왔다. “페루는 배구가 유명한 것 같다. 직접 방문했었는데 어떤 식으로든 배구를 많이 접했다.” 페루는 배구리그(LNSV)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그리고 또 어떤 고난을 맞닥뜨릴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설렘과 걱정을 모두 품고 길을 나선다. ‘Buen Camino!’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PNB가 후원합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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