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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만화경] 대한민국 탁구장은 몇 개나 될까?
뉴스| 2019-11-05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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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탁구붐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하는 데이터는 찾기가 힘들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대한민국에 탁구장은 몇 개나 될까? 그리고 정기적으로 탁구를 즐기는 동호인 수는? 탁구동호인이자 탁구를 취재하는 기자지만 이 질문은 노상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지난 몇 년간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통계청 등에 자료를 검색하고, 직접 문의전화를 했지만 정확한 수치는 어디에도 없었다. 특히 국민체육을 진흥한다는 공단으로부터 “예전에는 있었는데, 몇 년 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싹 없앴다”는 답변을 들을 때는 좀 황당하기도 했다.

이러니 일상생활에서도 탁구와 배드민턴 중 어느 쪽 동호인의 수가 많은지, 혹은 각 종목의 동호인 수를 놓고 가끔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탁구의 경우, 전 세계는 약 3억 명의 동호인이 있다고 하고, 국내에는 많게는 100만 명이 된다고 하는데 그 근거가 없다. 탁구용품업체들을 통해 러버 등의 펀매량을 산정해 추산하면 최소한 30만 명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차에 최근 탁구단을 운영하는 한 민간기업이 자체조사를 통해 흥미로운 데이터를 뽑아냈다. 보람할렐루야탁구단을 운영하는 보람그룹이 지난 9~10월 전국영업망을 동원해 방방곡곡의 탁구장과 동호회를 발로 찾아다니며 조사했다. 목적은 생활체육 동호인이 많기 소문난 탁구종목 마케팅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규가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자료를 보면 순전히 발로 뛰어 만들어낸 자료인 까닭에 일부 정확하지 않은 면도 발견된다.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탁구장은 그 취재가 쉽지만, 동호회나 동호인 숫자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보람그룹의 자료에는 세종시의 동호회가 0개로 나왔는데, 세종시탁구협회에 등록된 동호회는 실제로 10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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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그룹이 최근 전국영업망을 통해 만든 탁구관련 시설 및 인원 현황.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탁구장 숫자는 비교적 정확하고, 동호회나 동호인 수도 그 최소치는 파악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광역단체는 물론이고, 기초단체별 자료까지 있기에 탁구 쪽에서는 제법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실제로 보람그룹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6일 보람 라이프 핑퐁(BLP)라는 조직을 발족해, 방문레슨, 용품지원, 상조가입혜택 등 대대적인 탁구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보람그룹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탁구장은 4,683개다. 일반 탁구장이 1,918개이고,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탁구장이 2,765개다. 여기에는 학교나 숙박시설, 군부대, 개인시설에 들어선 탁구장(대)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실제 숫자는 못해도 5,0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대체로 인구밀집도와 비례하는데, 서울(1,021개)과 경기도(716개)가 1, 2위였고, 세종(37개)과 제주(57개)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보람그룹 자료에서는 동호회와 동호인은 각각 2,135개와 8만 26명으로 집계됐다(동호회 당 평균 37명꼴). 이는 조사의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누락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호인은 일회원(하루 사용료를 내고 탁구장 방문)처럼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고도 탁구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어느 기준으로 동호인을 정의하느냐의 문제도 있다.

선진국일수록 생활체육이 발달해 있다. 탁구뿐 아니라 생활체육에 대한 믿을 만한 통계자료는 관련 정책수립, 체육시설 확대, 산업육성 등 국가적으로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민간기업이 전국단위의 조사를 하는 지금, 국가(통계청, 지방정부,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가 제대로 데이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마침 내년은 2020 센서스 인구주택총조사가 있다. 국민의 건강 및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5년마다 시행되는 센서스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한국 생활체육의 실태가 파악됐으면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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