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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비토] 좋은 동반자가 되는 방법
뉴스| 2020-02-2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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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골프협회에서는 훌륭한 골퍼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정의했다. 첫 번째는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조건에 감사하는 마음, 두 번째는 골프의 전통과 가치를 존중할 줄 아는 것, 세 번째는 성공은 기품 있게, 패배는 우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동반자에 대한 존중은 골프의 품격을 높이고 보통의 골퍼를 기품 있는 골퍼로 만든다. 모든 스포츠를 통 털어 심판이 없는 종목은 골프 밖에 없다. 골프 룰의 제1장에 나오는 것이 에티켓이란 것을 늘 염두에 두자.

◇ 입을 다물어야 할 때를 안다
라운드 중 입만 조심해도 최고의 동반자가 된다.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레슨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골퍼의 스윙에는 결점이 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은 프로 골퍼들도 예외는 아니다. 몇 년 동안 고쳐지지 않은 스윙이 라운드 중 고쳐지리라 기대하지 말자. 조언을 꼭 해야 한다면 심리적인 면이나 코스 공략에 대해 설명한다.

◇ 플레이 속도를 빠르게 한다
느린 플레이는 최악 중에 최악으로 동반자를 쉽게 혼수상태로 만든다. 플레이를 빠르게 하는 습관을 가지면 어디서든 최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닉 팔도는 한 때 최고의 선수였지만 느린 플레이로 인기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경원당한 선수 중 하나로 기억된다. 조던 스피스가 실력에 비해 저평가 되는 것도 느린 플레이 때문이다.

◇ 룰을 잘 지키며 플레이 한다
알을 깐다거나 타수를 속이면 언젠가는 들통이 나 대가를 치른다. 위대한 스승인 하비 페닉은 이런 말을 했다. “골프는 명예의 게임이다. 명예롭지 못한 게임을 했으면 완전한 만족감을 가질 수 없다. 명예를 지키는 습관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야 한다.”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가졌지만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패트릭 리드를 반면교사로 삼아 보자.

◇ 잘난 척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실력에 대해 계속 자랑하면 신뢰도 잃고 스코어마저 의심받는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반대로 쭉정이는 고개를 바짝 쳐들고 미세한 바람에도 경박한 소리를 낸다. 알량한 잔재주로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기에 인생은 짧고 18홀은 더욱 더 짧다.

◇ 복장에 신경 쓴다.
100개를 치면 배우면서 라운드 하고 80대를 치면 가르쳐 주며 라운드 하고 70대를 치면 복장으로 라운드 한다는 말이 있다. 등산복을 입거나 우천 시 양말 속에 바지를 넣는 것은 꼴불견이다. 덥다고 수건을 옆구리에 차도 최악이다.

◇ 진심어린 칭찬, 부담 없는 내기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오비가 나면 큰 소리로 오비라고 하지 말고 가봐야 알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내기에서 이긴 돈은 절대 골프장 밖으로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 동반자에겐 춘풍(春風)처럼, 자신에겐 추상(秋霜)처럼 룰을 적용한다.

◇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캐디 탓, 그린 탓, 동반자를 탓하지 않으면 품격을 가진 골퍼가 된다. 골프에서 핑계는 수천가지가 있지만 핑계를 대지 않고 깨끗하게 뻗는 대는 단 한가지의 이유면 충분하다. 골프에서나 인생에서나 핑계를 대지 않는 사람은 멋지다.

◇ 자신의 실력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플레이 중 화를 내면 체력소모가 몇 배로 많아진다. 투어를 뛰는 선수들도 라운드 중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소모를 가장 걱정한다. 스코어는 지금 치는 샷이 얼마나 좋은가가 아니라 얼마나 나쁜가로 결정된다. 스코어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돌아오는 상처의 깊이도 커진다. 겸손이야말로 최고의 미덕이다.

실력의 진보는 정말 어렵고 평생토록 화두로 남는다. 하지만 좋은 매너와 에티켓은 작은 노력으로도 금방 좋아진다. 한 번의 라운드에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투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골프는 무서운 운동이다. 스윙의 기술보다 좋은 동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자. OB가 나면 라운드 중에 만회가 가능하지만 매너와 에티켓에 의한 벌타는 평생 동안 만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부(漁夫) 비토(Vito)라는 필명을 갖고 있는 김기호 프로는 현재 K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중인 현역 프로입니다. 또한 과거 골프스카이닷컴 시절부터 필명을 날려온 인기 칼럼니스트로 골프는 물론 인생과 관련된 통찰로 아름다운 글을 독자 여러분께 선사할 것입니다. 아울러 최상호, 박남신 등 한 세대를 풍미한 전설들과의 실전에 대한 후일담도 들려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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