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맨발걷기 신드롬’의 주역, 박동창 회장의 2가지 K헬스 제언
뉴스| 2020-10-05 09:39
이미지중앙

지난 3일 대모산 행사에서 박동창 회장(가운데)이 신입회원들에게 맨발걷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2001년부터니까 햇수로 꼭 20년째.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의 박동창 회장(68)은 가뜩이나 동안(童顔)이라는 얼굴이 최근 한층 더 밝아졌다. 추석연휴(9월 30일~10월 4일)를 앞두고 한 중앙일간지가 그의 활동을 조명하면서 맨발걷기 ‘운동’이 신드롬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성지’ 대모산에서 실시하는 맨발걷기 숲길 힐링스쿨(신입회원 마중물행사)은 지난 3일 평소의 4배에 달하는 90여 명이 몰렸다. 같은 시기 카페회원은 2,000명에서 50%가 증가한 3,000여 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언론인 출신들이 하나둘 신입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맨발걷기가 뉴스를 타게 됐지요. 다들 직접 와서 체험한 후에 알아서들 기사로 쓴 것이죠. 이제는 대모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흩어진 회원들로부터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을 봤다는 기분 좋은 얘기가 계속 전해집니다. 이제야 맨발걷기가 제대로 전파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박동창 회장이 ‘맨발 2달째’인 필자에게 특별한 제안을 해왔다. “지압효과(Reflexology)와 접지효과(Earthing), 그리고 수많은 감동의 치료사례 등 맨발걷기가 좋다는 내용은 언론과 SNS를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지요. 이제는 문화적, 경제적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하고,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학자들이 도왔으면 합니다. 정부와 학계에 대한 호소, 이 두 가지를 알려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맨발경쟁’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 이니셔티브를 내줄 수 있거든요.”

먼저 ‘맨발걷기는 나라가 할 일’에 대한 그의 제안은 울림이 크다. 걷는 것이 건강이 좋다는 것은 WHO가 공식적으로 인정할 정도로 주지의 사실. 그런데 맨발로 걸으면 그냥 걷는 것보다 더 좋다는 것이 맨발걷기의 핵심. 시간문제일 뿐 맨발걷기는 가까운 미래에 세계적으로 붐을 탈 수 있다. 이렇게 가능성 높은 문화상품이 어디 있는가? 정부차원에서 맨발길 조성, 맨발행사 지원, 조직화 등을 돕는다면 태권도, K팝, 웹툰, K뷰티 등에 이어 또 하나의 한류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2019년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가 제안해 시민투표까지 통과한 ‘청계천 맨발길’이 관리상의 어려움을 들어 무산된 것은 아쉽다. 반면 강남구가 최근 양재천에 2곳이나 맨발길을 조성한 것은 아주 고무적이라고 한다.

이미지중앙

대모산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는 박동창 회장. [사진=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


두 번째 ‘학자들의 도움’은 나름 배울 만큼 배우고, 치열한 직장생활을 한 박동창 회장의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다. “뇌졸중 반신마비, 갑상선 종양, 말기암 등 병원에서는 치료가 힘들었던 분들이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감동의 사례가 정말 많아요. 그런데 이렇게만 말하면 사이비 의술이나 종교와 다를 게 없어요. 그쪽 사람들도 그렇게 주장하잖아요. 과학적으로 맨발걷기의 효과를 증명할 다양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박동창 회장은 지난 8월 가천대학교 운동재활복지학과의 이은석 교수를 대모산 행사에 초대해 맨발걷기에 대한 학술연구 지원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은석 교수는 “3시간 정도 이론 및 실습으로 맨발걷기를 체험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맨발걷기에 대한 연구를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동창 회장은 제안만 하고 정부나 학자 등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2018년에 만든 비영리민간단체 ‘맨발걷기 시민운동본부’ 외에 최근에는 사단법인 ‘대한맨발걷기협회’를 추진하고 있다. 맨발걷기의 전국 단위 조직화 및 다양한 목적사업 추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박동창의 맨발강의' 연재를 시작했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맨발걷기’를 인생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는 박동창 회장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경기고-서울법대를 나왔고, 헝가리 대우은행 총괄임원, LG 페트로 은행(폴란드) CEO, KB금융 최고전략책임자(부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글로벌형 CEO(2004), 맨발로 걷는 즐거움(2006), 맨발걷기의 기적(2019) 등의 책을 펴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sport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