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37년전 김재규 “박근혜-최태민 관계, 박정희에 건의해도 소용없었다”
뉴스종합| 2016-10-26 12:52
[헤럴드경제] 지금으로부터 꼭 37년 전인 1979년 10월 26일,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실세 중 한 명이었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그를 총격 살해했다. 김재규는 살해 혐의와 관련 항소이유서에서 “5·16과 10월 유신을 거쳐 완전하게 말살시켜놓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시켜놓기 위한 혁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위키백과]

그러나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수십년간 그를 보좌한 김재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자녀들을 걱정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퍼스트레이디)과 최태민 목사의 관계를 우려했다. 여러 기록에 따르면 김재규는 최태민 일가의 부정행위를 목격, 수차례 조사를 지시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백광현 안전국장을 시켜 상세한 조사를 시켰어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를 묵과했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의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으며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에 박근혜 대통령이 총재, 최태민이 명예총재가 되기도 했다.

김재규는 당시 ‘심지어 민정수석 박승규 비서관조차도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본인에게 호소할 정도였다’라며 당시 두 사람의 관계에 심한 우려를 표했다.

이외에도 김재규는 박지만 EG 회장 등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의 가정문제 등을 언급하며 자신이 피습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유신체제’ 뿐만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김재규는 사건 발생 18일 만에 김계현, 박선호 등 8명과 함께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미수’ 혐의로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 검찰부로 송치됐다.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우발적 범죄가 아닌 사전에 공모한 계획적 범죄로 판단했다. 김재규는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이듬해 5월 2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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