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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장미대선…‘10년 정권교체 주기설’과 ‘5대 경험 법칙’
뉴스종합| 2017-03-26 09:26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오는 5월 9일 실시되는 장미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주자들의 활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10년 정권 교체 주기설’의 재현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0년 정권교체설의 근거는 지난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간 보수(노태우-김영삼),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진보(김대중-노무현), 이후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보수(이명박-박근혜)가 정권을 차지했다는 데 있다. 보수와 진보로 성격을 달리하는 정권이 10년 간격으로 반복해왔다는 것이 최근 야권 중심으로 제기되는 10년 정권교체 주기설의 핵심이다.

최근 여론 판도가 10년 전 정치 지형과 판박이인 상황도 이런 가설을 뒷받침한다. 10년 전인 2007년 제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강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대선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며 두 주자의 지지율 합계는 70%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금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가 마땅하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요 대선주자인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자의 지지도 합이 60%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10년 전에도 그러했듯이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사실상 대선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도 있다.

김형준<사진>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실시한 제224회 경총포럼에 참석해 ‘2017년 대선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10년 정권 교체 주기설의 재현 여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피로감이 쌓이면 지지를 바꾼다는 ‘피로감 가설’이 2017년 대한민국 대선에서 통용될지 여부는 시대정신의 법칙, 구도와 연대의 법칙, 정치실험의 법칙, 최첨단 소통 수단 선점의 법칙, 프레임의 법칙 등 5가지 경험칙을 바탕으로 지켜볼 수 있다면서 ‘5대 경험 법칙’을 제시했다.

▶시대정신의 법칙=지난 2002년 대선 직후 한나라당의 소장 개혁파들은 한결 같이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시대정신에 졌다”고 진단했다. 92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군부통치 종식’이었다면, 97년 대선에서는 ‘여야간 수평적 정권교체’였으며, 2002년 대선에서는 ‘변화와 개혁’을 이것을 대신했다.

▶구도와 연대의 법칙=선거는 구도다. 구도가 어떻게 짜지느냐가 핵심 변수다. 1987년 대선에서 야권이 분열되어 ‘1노3김’이 경쟁하면서 집권당인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가 36.6%의 득표로 통민당의 김영삼 후보(28%)와 평민당의 김대중 후보(27%), 공화당의 김종필 후보(8.1%)를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다자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

반면 양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 대선 결과는 승자는 52%, 패자는 48%를 득표할 것이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총결집을 하고, 세대는 2030대, 5060으로 양극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치 실험의 법칙=대한민국 대선에선 소위 대망론도 대세론도 없다. 현재의 대선 지지도는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열광과 환멸의 주기가 너무 짧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11월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는 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2년 3월 광주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노풍이 점화됐다.

대한민국 대선 판에서는 언제 어디서 무슨 바람이 불지 아무도 모르지만,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하는 세력이 승리했다. 92년 대선에서 3당 합당, 1997년 DJP 연대, 2002년 노무현 정몽준 연대 등은 파격적인 정치 실험이었다. 87년부터 6차례 대선에서 다양한 지역과 인물을 중심으로 연대가 있었지만,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실험은 영남과 호남의 연대이다.

▶최첨단 소통 수단 선점의 법칙=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최첨단 기제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했다. 1997년 대선 TV토론, 2002년 대선 인터넷, 2012년 대선에서는 카카오 등에서 강세를 보인 후보가 승리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SNS를 지배하는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프레임의 법칙=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이슈를 토대로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만드는 후보가 승리한다.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총선과 지방선거와 달리 정부 실정을 비판하는 것에 기반을 두는 ‘회고적 투표’가 아니라 미래에 누가 국가를 잘 이끌어 갈 것인가를 기준으로 ‘전향적 투표’를 한다는 것이 선거의 기초 상식이다.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후보는 ‘특권과 차별이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친 반면, 패배한 이회창 후보는 ‘부패 정권 심판론’을 외쳤다.

김 교수는 “한국 대선 판에서는 언제 어디서 문슨 바람이 불지 아무도 모른다”며, “5대 경험적 법칙을 잘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선거 전략을 짜는 후보가 승리한다”고 덧붙였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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