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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효과 ‘제로’…보호무역은 역풍”…美 석학들 트럼프 정책 집중 ‘포화’
뉴스종합| 2018-01-13 06:00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내의 일부 경제학자들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폭적인 법인세 인하가 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이의 기여도는 거의 없다면서 ‘임시방편’이라고 혹평해 주목된다.

특히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혁으로 미국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리스크를 확대시킬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연초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 통화정책 향방과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1년에 대한 평가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면서 이러한 주장을 쏟아냈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번 연차총회에 참석한 대다수 연사들은 미 경제 전망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당분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한 감세효과와 보호무역주의 등 경제정책에 대해 회의적 평가가 다수를 차지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콜롬비아대학의 에드 펠프스 교수는 미국과 서유럽 국가의 생산성 증가율 둔화는 근본적으로 자체적 혁신(indigenous innovation)의 부족에 기인한다며, 트럼프 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른 감세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펠프스 교소는 특히 감세 조치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시절 미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하버드대학의 래리 서머스 교수는 낮은 실질 자연이자율과 총수요 부족 등을 지적하며 현재의 미 경제를 ‘슈거-하이(sugar-high: 과도한 당 섭취에 따른 일시적 과잉흥분)’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세제개혁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제로(zero)라고 혹평했다. 또 기업들이 충분한 현금을 보유해 자본비용은 사상최저 수준이며, 다른 나라들도 법인세율을 인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학 교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레토릭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성과는 전무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은 교착상태에 있으며, 한미 FTA의 경우 미국의 대(對)한국 서비스수지 흑자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반세계화는 미 국민의 삶의 질(standards of living)을 저하시키며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은 오히려 무역적자를 증대시킬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빚으로 지은 집’을 쓴 프린스턴 대학의 아티프 미안 교수는 소득불평등에 따른 소비 둔화, 낮은 수준의 자연이자율 등이 지속되며 전통적인 통화정책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안 교수는 연준의 미 경제성장 전망은 과도하게 낙관적인 측면이 있으며, 연방기금금리(FFR) 목표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역임한 프리스턴대의 앨런 블린더 교수는 수익률곡선의 역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연준은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충격보다 물가의 급격한 상승을 더욱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하회하더라도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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