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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산업은행, 이동걸 때에는 달라져야
뉴스종합|2018-03-21 11:53

새 정부 산업은행 최고경영자(CEO)로 이동걸 회장이 취임했을 때 기대가 컸다. 저명한 학자로 DJ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에다, 소탈한 성품과 청렴함으로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어서다.

첫 만남에서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돈을 남기고 파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다.

자금 회수율에 집착하지 않고 지속적인 생존과 발전을 하도록 제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생각보다 빨리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진행됐다. 동명이인인 전임자가 추진했던 일정 그대로였다. 해외건설 비중이 큰 대우건설의 새 주인 후보로 해외건설 문외한인 호반건설이 선택됐다. 하지만 해외건설 부문 잠재부실로 거래가 깨졌다.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CEO로까지 기용했지만, 팔 물건의 상태를 모른 채 시장에 내놨다 체면을 구겼다. 금호타이어에서는 우선매수권을 쥐고 산은을 흔들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과감히 경영에서 배제시켰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듯 했다. 그런데 지난해 인수를 포기했던 더블스타가 다시 등장했다. 금호타이어의 아킬레스건인 중국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중국 업체가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값이 깎였다. 금호산업이 가진 상표권 문제는 아직 미결 상태인데, 산은은 상표권 비용 보전이 빠져서라고 했다. 노동3권 일부를 제한하는 매각조건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노조에는 매각 전 구조조정에 반대하면 법정관리로 가서 청산될 수 있다는 통첩이 이뤄졌다. 더블스타가 어떤 능력을 가졌고,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강성으로 유명하다. 경영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작금의 경영난 책임이 노조에게만 있을까?

금호타이어는 2014년말 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한 후 실적이 악화됐다. 졸업 후에도 산은 등 채권단은 대주주로서 권한을 가졌다. 경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잘못에 대한 인정은 없었다. 산은 출신 대우건설 CEO는 20일 매각 실패를 이유로 고위임원들을 무더기로 경질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금호타이어 등에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돈을 넣어지만 이들 기업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고 제값 받는 매각도 이루지 못했다.

정치 탓이 크다. 낙하산 CEO도 모자라 한때 민영화를 하겠다는 정부 탓에 산은은 한동안 우왕좌왕해야 했다. 산은에 비판적 시선이 많지만 사실 ‘위에서’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한 직원들은 억울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고, 국회의 잘못된 참견을 이겨내지 못한 경영진 책임이다.

그래도 이번엔 이동걸이다. 그의 소신을 꺾을 정부도 아니겠지만, 그 역시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국회의 참견에 무릎 꿇을 인물이 아니다. 외환위기 때처럼 나라 경제가 망할 지경도 아니지 않는가. 매각이 필요하면 해야 하지만 어설퍼서는 안 된다. 한국지엠의 교훈은 값지다. 구조조정 제대로 하고 그 성과를 매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산은을 기대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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