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사설] 국민과 전문가 모두 걱정하는 경제, 투자활성화가 답
뉴스종합| 2020-01-06 11:38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46개국, 5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전망을 보면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2020년 경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어둡다.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답은 10%에 불과한 반면,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46%나 됐다. 살림살이 전망도 좋아질 것이란 의견은 12%, 나빠질 것이란 답은 29%였다. 살림살이 전망에 대한 세계평균은 좋아질 것(37%)란 답이 나빠질 것(25%)을 앞지르고 있다.

낙관론과 비관론의 차이인 ‘희망지수’는 세계평균은 12%인 반면 한국은 마이너스 17%이었다. 46개국중 비관론이 낙관론을 10%포인트 이상 앞선 나라는 7개 나라에 불과한 데, 한국이 여기에 들어가 있다. 미국은 희망지수가 23%, 일본은 17%였다. 대부분 나라들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살림살이에 대해 나아질 것이라 보고 있는 데, 한국은 거꾸로 나빠질 것이라 보는 몇 안 되는 나라중 하나인 것이다. 1980년대만 해도 낙관론이 50%를 넘었던 것은 아득한 옛날이야기가 됐다. 특히 2010년 이후 새해 살림살이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답이 50%를 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갤럽은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인식이 여론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 스스로 우리경제의 활력이나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올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전문가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헤럴드경제가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경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이 올해 우리경제는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성장률을 1%후반대로 예상했다. 작년 성장률이 1.9%, 잘하면 2.0%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경제가 잘해야 작년과 같거나 작년보다 못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2.4% 성장과 전문가들의 생각은 괴리가 적잖은 상황이다.

정부 경제팀이 가장 중점을 둘 과제로는 응답자들은 성장잠재력 확충과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를 꼽았다. 지난해처럼 정부가 재정을 늘려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답은 소수에 그쳤다. 정부의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투자를 살리는 등 기업과 시장우호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국민과 경제전문가들이 우리경제에 똑같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가 이 국면에서 해야 일이 무엇인지는 명확하다. 기업의 투자를 살리는 길에 적극 나서고 이를 통해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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