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행사 참석자 전원 마스크…축하 포옹도 사라져
뉴스종합| 2021-01-21 11:41

미국인 40만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 제46대 대통령 취임식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대규모 인파가 모여들어 축제와 같이 치러졌던 기존 취임식과 달리 이번엔 대통령 취임식이 코로나19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핫스폿(집중감염지역)’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2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적용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취임식 참석자 전원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취임식장 연단 뒤에 배치된 좌석은 1.8m 간격으로 띄워졌고, 참석자들이 서로를 반기며 포옹하는 등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에는 20만장의 입장 티켓이 배포되지만, 올해는 0.5% 수준인 1000장으로 대폭 줄었다.

일간 USA 투데이는 “과거 신임 대통령 취임식 때 의사당 서쪽 야외무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축하객들이 입석 전용 코너에서 행사를 지켜봐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내셔널 몰은 일반인 출입이 완전히 금지됐고, 그 자리에는 참석하지 못한 미국인을 상징하는 약 19만개 이상의 성조기와 50개주를 상징하는 깃발(사진)이 빼곡히 들어섰다.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 당시 45만명의 관중이 운집했던 곳이다.

고위 인사들 중에서도 코로나19 감염 등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올해 97세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불참했다. 70~80대 고령인 대법관 3명도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2주 전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로 짓밟힌 미국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는 상징적 장면도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11시 49분 의회 난입 사태가 발생한 바로 그 자리에서 성경에 손을 올려놓고 취임선서를 했다. 헌법 수호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날 미국 국가를 부른 팝스타 레이디가가는 올리브 가지를 입에 문 비둘기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금빛 브로치로 이목을 끌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형상의 브로치를 착용, 극심한 분열과 대립을 겪어온 미국에 평화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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