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제발 돌아가세요” 목 터져라 외쳤지만…“유족에 면목 없다”는 경찰관
뉴스종합| 2022-11-03 12:14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TV'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밀려든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목이 터져라 현장 정리에 나섰던 경찰관이 "유족 분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서울 용산경찰서 이태원 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는 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누구 하나 빠짐 없이 노력해서 구조활동을 펼쳤지만 많은 분들이 돌아가신 점에 대해 저도 너무나도 비참하고 유족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경사는 지난달 3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이태원 압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한 영웅 경찰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된 후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영상 속에서 김 경사는 온갖 소음으로 시끄러운 현장에서 "사람이 죽고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돌아가세요" "보고 있지 말고 이동하세요"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시민들의 통행을 정리했다.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17만회를 넘겼다.

김 경사는 참사 당시 상황에 대해 "단순 시비 신고를 받고 여성 경찰관 한 명, 남성 경찰관 한 명 등 총 3명이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었다"며 "당시만 해도 참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도착해보니 많은 분이 사고 현장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몰랐는데, 사람들 비명소리와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이 났구나'라는 생각에 인파를 뚫고 들어가 보니까 여러 사람이 인파에 눌려 손을 뻗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밀턴 호텔 뒷골목 쪽에 이미 인파가 꽉 차 있었고 그 인파로 인해서 참사 현장에 깔려 계신 분들에게 하중이 계속 실리다 보니까 구조활동이 난항을 겪게 됐다"며 " 다른 남성 경찰관과 함께 해밀턴 호텔 뒷골목으로 뛰어 갔고, 뒤에 있는 인파를 해산시키고자 인근 술집 난간에 올라가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소리쳤다"고 덧붙였다.

김 경사는 "그 때 저희 요청에 따라서 많은 시민 분들께서 이동을 해주셨고 그로 인해서 참사 현장의 앞부분이 아닌 뒷부분에서도 구조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며 "누군가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제 모습만 촬영됐지만 현장에서는 이태원 파출소뿐만 아니라 용산경찰서 전 직원들이 나서서 압사 현장에 계셨던 모든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피땀을 흘렸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소방 구급대원들이 오셔서 구조활동을 하셨고 또 인근에 있었던 시민 분들께서도 저희 경찰관, 소방대원들의 도움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셨다"며 "모든 사람들이 압사 현장의 참사를 해결하고자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간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는 김 경사는 이날도 "유족에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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