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복날엔 삼계탕’ 보양식 소비문화 바뀌었다
뉴스종합| 2024-07-02 11:14
신라호텔의 보양식 선물세트 정선 삼계탕 연출 이미지 [호텔신라 제공]

최근 고물가와 ‘취향 소비’ 확산으로 보양식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다. 식음료업계와 유통업계도 이에 맞춘 다양한 보양식 제품을 선보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는 ‘보양식=삼계탕’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최근 육류 위주의 보양식에서 벗어나 바닷장어를 활용한 밀키트 ‘바다장어무조림 밀키트’를 출시했다.

G마켓이 지난달 13~26일, 2주간 복날 보양식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제품군별로 고르게 신장했다. 대표적인 보양식 재료인 닭고기는 73% 늘었고, 한우는 81%, 문어·수박·산삼은 각각 26·22·64% 더 많이 팔렸다.

이색적인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주요 소비처인 편의점은 더 다양한 보양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25의 경우 40여 종의 간편 보양식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날 수요를 겨냥해 ‘전기구이통닭’, ‘민물장어덮밥’, ‘통닭다리닭칼국수’, ‘장어추어탕’을 비롯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마라를 활용한 반계탕 등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업계 최초로 ‘염소전골’을 상품화했다.

F&B(식음료)를 강화하고 있는 대형마트도 보양식에 ‘진심’이다. 이마트는 최근 즉석조리 코너를 활용해 차별화 보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복초밥을 포함한 ‘스시-e 복 초밥’을 비롯해 오리고기와 양장피를 접목한 ‘오리 양장피’, 오리를 훈제한 ‘BBQ한판오리’ 등을 출시했다. 이들 보양식은 한 달 만에 3만3000개가 넘게 팔렸다. 롯데마트도 복날을 앞두고 ‘프리미엄 해신탕’을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전복을 비롯해 닭·문어까지 각종 보양식 재료를 담은 제품이다.

요즘에는 반려동물도 ‘몸보신’을 한다. 반려인이 늘면서 반려동물용 보양식 제품과 판매도 늘고 있다. 풀무원, 하림, 몰리스 등 여러 브랜드에서는 삼계탕처럼 사람이 먹는 것과 비슷한 보양식뿐만 아니라 튜브나 캔 형태로 만든 상품 등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SSG닷컴에서는 지난해 초복을 앞둔 2주간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삼계탕 외에도 갈비탕, 꼬리곰탕, 추어탕 등 보양식 메뉴로 다양화하고 있다. 죽 제품도 인기”라며 “온라인에서 복날 기획전을 하면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도 잘 팔린다”고 말했다.

보양식 시장에서는 가격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에서 나를 위한 지출에 돈을 아끼지 않는 ‘가심비’ 소비가 늘고 있고,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저렴하고 간편한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다.

호텔들도 복날을 앞두고 잇달아 수십만원대의 고급 보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는 명월관과 온달에서 각각 ‘장어갈비탕’과 ‘흑염소탕’, ‘해신탕’ 반상을 출시했고, 금룡에서는‘ 중국식 냉면’을 새로 선보였다. 호텔신라는 ‘정선삼계탕’, ‘프리미엄 한우갈비탕’ 등 여름 보양식 12종을 출시했다. 롯데호텔의 경우 무궁화, 도림, 모모야마 등 한·중·일식당에서 다양한 보양식 메뉴와 코스를 판매 중이다.

반면 식품업계는 집에서 저렴하고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하림은 최근 상온 밀키트 간편식 ‘더미식(The미식) 초계국수’, 삼계탕에 알밤을 더한 ‘부여 알밤 삼계탕’을 선보였다. hy는 KBS2 예능 ‘편스토랑’ 우승 메뉴인 가수 장민호의 ‘장어추어탕 컵밥’ 2종을 출시했다.

특히 냉동 HMR이나 레스토랑에서 파는 음식을 간편식으로 만든 RMR(레스토랑 간편식)의 판매량이 최근 늘고 있다. 냉동 제품은 오래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급속 냉동 처리를 해 제품의 맛을 보존하기에 유리하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8일부터 7월 11일까지 보양식 관련 냉동국과 RMR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신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맞춘 마케팅을 활발히 하고 있다”며 “보양식 시장에서도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를 공략해 유행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벼리·정석준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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