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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LFP 배터리 첫 수주 “中 텃밭 뚫었다”
뉴스종합| 2024-07-02 11:30
질 르 보르네(왼쪽부터) 르노 CTO(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개발센터장 부사장, 프랑스아 프로보 르노 CPO(최고구매책임자) 부사장,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사업부장 부사장, 필립 브루네 르노 파워트레인·EV 엔지니어링 사업부 전무, 조셉 마리아 르카젠 르노 CSO(최고전략책임자) 전무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대규모 수주 성과를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르노의 전기차 부문 사업부 ‘암페어’와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GWh다.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 수조원대 규모에 달하는 공급 계약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 가운데 차량용 LFP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다. 또한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중저가 배터리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따낸 대규모 공급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고용량·고효율 배터리를 주로 공급해 왔지만, LFP 배터리 등 중저가 분야에서는 “제품 경쟁력은 앞서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들에 밀린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LFP 대규모 공급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LFP와 고전압 미드니켈(Mid-Ni) 배터리 등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폭넓은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르노가 주력하고 있는 유럽 시장은 소형차 및 준중형차 판매 비중이 40%에 달하는 만큼, 향후 LFP 등 중저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LFP 배터리는 NCM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철과 인산을 사용하고, 안정적인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이번 계약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향 LFP 배터리는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TP) 공정 솔루션이 적용됐다. 셀투팩은 모듈공정을 거치지 않고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공정 기술로, 무게를 줄이고 모듈 공간 만큼 더 많은 셀을 탑재해 같은 공간 내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파우치 CTP는 각형 CTP에 비해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약 5% 수준으로 높게 설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증된 열 전이 방지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했으며, 전체 팩을 구성하는 부품을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도 절감했다.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격전지인 유럽 공략을 필두로 글로벌 LFP 배터리 수주를 본격화하고, 검증된 현지 공급능력과 독보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고 수준의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기아가 올 하반기 유럽에 출시하는 보급형 전기차 ‘EV3’에도 배터리를 납품해,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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