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81세 대선후보, 美민주당은 ‘플랜B’ 없었다”…토론회 후폭풍 계속
뉴스종합| 2024-07-02 11:3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면책특권 결정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형사 기소를 면제받아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 여부 판단을 하급심 재판부에 넘겼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민주당이 대선 4개월을 앞둔 상황에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재선 도전을 위한 공식 후보 지명만 남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자신의 '고령 리스크'를 부각하며 사실상 자멸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후보 교체론'이 일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사실상 레이스 완주를 선언하며 버티는 중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에 대선뿐 아니라 의회 및 주지사 선거에서도 참패가 있을까봐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민주당이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81세로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낙점하는 과정 중 문제점을 짚었다.

지난달 27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TV 토론 후 질 바이든 여사가 무대에 올라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퇴장할 때 클레어 맥카스킬(미주리) 전 민주당 상원의원은 MSNBC 방송에 "어렵고 가슴 아픈 질문"을 하겠다며 "어쩌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가"라고 반문했다.

NYT는 "맥카스킬의 질문에 대한 답은 복잡하게 얽힌 역사적 상황과 구조적 결함, 이념과 세대 간 균열로 어려움을 겪는 당, 평생을 대통령직을 위해 싸워온 고령의 대통령"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열망을 부추기는 오랜 측근과 가족이라는 장막에 둘러싸인 점도 지적했다.

당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물러날 것을 설득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안주하며 침묵하거나 줄을 서도록 압박 받은 점, 당무에 개입해 조용히 '플랜B'를 준비할 지도자가 없었던 점 또한 문제라고 NYT는 주장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미래지향적 정당의 이미지를 보인 민주당이 가장 탄탄한 차기 지도자층이 있다는 점도 현 상황에선 놀랍다고 NYT는 지적했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크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그 인물들이다.

NYT는 이들이 더는 차기 대권 주자로 약진하지 못한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대통령으로서 재임 기간 정책적 승리, 202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놀라울 정도로 강세를 보인 점 등을 언급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레슬리 J.맥네어 육군기지에 도착해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운데), 차남 헌터 바이든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바이든 일가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연 가족회의에서 대선 후보 사퇴를 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참패 이후 불거지는 후보 사퇴론을 거듭 단호히 배격하고 있다.

이날 패션잡지 '보그'에 따르면 바이든 여사는 지난달 30일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제기되는 사퇴 압박과 관련해 "가족들은 그 90분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4년간 대통령으로서 시간을 재단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항상 나라를 위해 가장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 측이 사실상 이 인터뷰를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점에 '사퇴 불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통로로 삼았다는 평을 내놓았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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