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우 겸 소설가 차인표가 2009년 출간했던 소설이 폐간됐다가 최근 영국 명문 옥스퍼드대학의 필수 도서로 지정된 데 대해 "저도 저를 안 믿는데, 오로지 유일하게 이 세상에서 저를 믿어줬다"며 공을 아내인 배우 신애라에게 돌렸다.

차인표는 1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쓴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필독서로 지정되기까지의 뒷얘기를 들려줬다.

차인표는 "250페이지짜리 소설인데 10년 동안 끌어안고 썼다 말았다 지웠다 중단했다가 (완성했다)"며 "(별로 반응이 없어서) 폐간(절판)돼 아예 없어졌었다"고 설명했다.

차인표에 따르면 이 소설은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더 이상 안 팔리지 않아서" 2018년에 폐간됐다. 이후 2021년 청소년 대상 참고서를 제작하는 한 출판사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복간을 제안해 재출판 됐다. 소설은 고국을 떠나 70년 만에 필리핀의 한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담은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뤘다.

차인표는 출간 15년 만에 옥스퍼드대학으로부터 이 소설을 한국학과 교재로 쓰겠다는 연락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고 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왜 이 책을 교재로 쓰고 싶은지" 물었고, 대학 측은 "가슴 아픈 문제를 공감하려는 시각을 우리가 생각해 볼 다른 시각으로 봤다"고 답했다고 한다.

차인표는 아내 신애라의 반응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책을 3권을 냈는데 한 번도 잘 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제가 책을 내고 좀 실망하고 있으면 '당신은 배우보다 작가로 잘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저를 안 믿는데, 오로지 유일하게 이 세상에서 저를 믿어줬다"며 "계속 언젠가는 잘 될 거라고, 빨리 쓰라고 하더라. 그렇게 쓰라고 한다고 쓸 수 있는 게 아닌데 어떻게 보면 칭찬을 해주고 몰아쳐줬는데 자기 말이 맞지 않냐고 너무 기뻐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애라 씨가 가장 옆에서 든든한 응원군이었군요'라는 진행자의 말에 "1명만 있으면 되는 거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차인표는 현재 마약 예방 및 치유를 위한 단체 '은구(NGU)'를 발족해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마약 예방 운동을 시작했으니까 전 국민, 특히 청소년들이 예방 교육을 단 2시간이라도 한 번씩만 받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할 생각"이라며 "한 번만 받으면 예방접종 한 것처럼 그다음부터 마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게 현재로서는 제 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