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20년 불구 출신 따져 최상위직 두고 ‘배분’ 관행 윤석헌 곧 임원진 확정할듯

잡음 안 걷히는 금감원 인사…아직도 ‘은감ㆍ증감ㆍ보감’?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금융감독원의 인사 잡음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임원 인사를 두고 ‘보감(보험감독원)’, ‘은감(은행감독원)’ 등 출신 권역별 해묵은 갈등 구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8일 금감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석헌 원장의 사표 제출 지시를 거부하고 있는 보험담당 S부원장보에게는 ‘직무배제’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사표제출을 끝내 거부하면 직무배제 조치를 통해 다른 부서로 자리를 마련해 보내고, 보험담당 부원장보를 새로 승진임명할 수 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보험업계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당시 보험사들에 중징계를 내린 이성재 여신검사국장의 보험 담당 부원장보 승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윤 원장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따른 핵심 인사 중 하나라는 평가다.

사표를 거부 중인 S부원장보는 ‘후임자의 자격’를 이유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보험준법검사국장을 지낼 당시 보험업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긴 했지만 사실 ‘은감(은행감독원)’ 출신이다. ‘보감(보험감독원)’ 출신이 아니다.

보감 출신의 한 관계자는 “출신 권역별 갈등 구도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사실 자기 업무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상사로 두고 일하는 게 더 편하고 좋은 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내 금감원 직원 게시판에는 이번 인사가 보험권역의 유착 관계를 끊기 위한 인사라는 해석에 발끈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잡음 안 걷히는 금감원 인사…아직도 ‘은감ㆍ증감ㆍ보감’?

금감원은 지난 1999년 은행·증권·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 4개 감독기구가 통합돼 설립됐다. 이 가운데 보감 출신 직원은 현재 140여 명으로, 각 180여 명씩 남아있는 은감, 증감(증권감독원) 출신에 비해 수가 적다. 신용관리기금 출신은 90여 명이 남아있다. 출신 성분이 다른 이들은 전체 2000여 금감원 직원 중 3분의 1도 채 안되지만 연차가 높은 만큼 대부분 윗선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 임원인사는 청와대 측 인사검증 결과가 아직 오지 않아 다음주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