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계, 수익성 하락에 생산라인 전환 등 대책 마련에 고심

-TV 세트업체, 판마 떨어진 패널 적용해 TV 출하량 증가

-트렌드포스, “4분기 TV 출하량 전분대 대비 19% 증가 전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TV 세트업체와 디스플레이업체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으로 디스플레이업계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데 반해, 이들 패널을 적용한 TV 세트업체는 출하량을 늘리면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어 양자 간에 극렬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29일 전자업계와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LCD 패널 가격은 35인치의 경우 11월 현재 판매가격(이하 판가)이 전년 대비 35%까지 하락하는 등 LCD 패널의 판가가 전년 대비 전체적으로 약 30% 가량 떨어졌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울상’, TV 세트업체는 ‘희색’
[출처=IHS마킷]

중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저가 공세로 판가가 하락하고 이로 인해 수익성 하락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LCD TV 부문은 팹(Fab) 다운사이징(축소)을 기본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LCD 구조개선 활동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차별적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과 제품군을 중심으로 장기 비전을 수립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아직 남아있는 LCD 생산라인을 줄일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 양산에 13조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처럼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데 반해 TV 세트업체들은 3분기 제품 출하량을 늘리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6.8% 증가한 5470만대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울상’, TV 세트업체는 ‘희색’

글로벌 TV 시장에서 약 30%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17%, 전년 대비 6.8% 성장한 1041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 출하량이 처음으로 500만대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출하량을 두 배로 늘렸다.

LG전자도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공급받아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며 3분기 TV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5.3%, 전년 대비 14.5% 증가한 744만대를 기록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저가 LCD 공세를 펼치면서 그 수혜를 보고 있는 중국 TV 세트업체들의 출하량도 크게 늘었다.

TCL은 전분기 대비 14% 성장한 480만대의 출하량을, 같은 중국업체인 하이센스(Hisense)는 전분기 대비 48.6% 증가한 462만대를 각각 기록하며 국내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TV 세트업체의 고공행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디스플레이업계와 TV 세트업체의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9% 성장한 6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3분기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공정을 축소하고 가격 안정화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미 판가가 생산제조원가(cash cost)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TV 세트업체들의 출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